어떻게 알고 자꾸 전화가 오지? ‘명단 아줌마’가 넘긴 개인정보 [지식용어]
어떻게 알고 자꾸 전화가 오지? ‘명단 아줌마’가 넘긴 개인정보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20.01.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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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구본영 수습] 아파트 입주를 앞둔 입주민들이 부동산이나 인테리어 업체 심지어 금융업체들에까지 쏟아지는 전화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는 투기 과열 우려가 큰 아파트 분양지역에서 심하며 ‘명단 아줌마’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명단 아줌마'는 재건축 조합이나 시공사 일을 돕는 일종의 프리랜서로 입주자 정보를 모아 부동산에 파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주로 아파트 모델하우스 인근에서 활동하며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들에게 접근해 아파트 동이나 호수, 전화번호 등을 알아낸다. 명단 아줌마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인 중개업자는 분양권자와 매수자들을 연결해주고 일부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지난 2016년 세종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명단 아줌마로 활동하던 5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아파트 분양 당첨자들의 개인정보를 대량 확보해 건당 돈을 받고 부동산 중개업소에 팔아넘겼다.

50대 여성은 세종시 특별공급 아파트 분양이 한창이던 2014년 8월쯤 한 모델하우스 부근에서 아파트 분양 당첨자들로부터 아파트의 동과 호수, 전화번호, 공무원 여부, 매매 의사 등을 직접 물어보며 개인정보를 끌어 모았다. 여성은 확보한 정보를 엑셀 파일로 만들어 이들의 명단을 작성한 뒤 부동산 중개업소에 헐값에 팔아넘겼다.

여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4년 10~11월 다른 지역의 한 아파트 인근 부동산에 아파트 분양 당첨자 600여명의 개인정보를 작성해 9만여 원을 받고 제공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이와 같은 방법으로 2016년 4월까지 무려 2,200여명의 개인정보를 팔아넘겼다.

재판에 넘겨진 명단 아줌마인 여성은 개인정보보호법 위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판매하는 것을 정보 주체에게 개인정보 보호법과 그 시행령에 따른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피고인이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재범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문제는 분양자들의 개인정보가 분양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명단 아줌마는 부동산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주민등록번호는 지난 2014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수집과 이용, 제공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개인정보 중에서 비교적 가볍게 여겨지며 유출이 잦은 편이다.

갈수록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동의 없이 정보를 넘겨주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올해 입주 예정 아파트는 전국에 30여만 세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명단 아줌마를 규제하거나 단속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하루빨리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정한 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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