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절반을 덮고 있는 네게브 사막의 화석수...36만 년 전에 만들어져 [과학it슈] 

[시선뉴스 이호] 1년에 거의 비가 오지 않는 이스라엘의 네게브 사막 지하에는 엄청난 양의 화석수(化石水)가 저장돼 있어 과거에는 기후가 달랐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사암(砂巖) 사이에 있는 이 화석수가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탄소 14 동위원소를 이용한 탄소연대 측정을 통해 약 3만년 전 쯤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존의 연구결과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이 물이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ANL)와 외신 등은 네게브 벤-구리온 대학과 ANL 연구팀이 네게브 사막 지하에서 뽑아 올린 화석수의 크립톤 방사성 동위원소와 듀테륨 비율 등을 분석해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NAS)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사막의 약 20개 우물에서 채취한 물에서 크립톤(Kr) 가스를 분리해 희귀 방사성 동위원소인 '크립톤 81'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했다.

화석수에 대한 탄소 연대 측정은 4만년을 넘어서면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크립톤 연대측정법은 지각(crust)에는 드물고 인근 바위에서 지하수에 침투할 수 없는 크립톤 동위원소를 활용해 150만년 전까지 정확하게 연대를 계산해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또한 화석수의 수소(H) 동위원소 중 질량수가 두 개인 듀테륨(D·중수소)의 비율을 분석해 물의 출처와 기후조건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네게브 사막의 화석수는 약 36만년 전과 3만8천년 전에 두 차례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거 이 지역에 습한 기후가 전개되던 시기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네게브 사막에 극소량으로 비를 뿌리는 구름은 지중해에서 형성되지만 약 36만 년 전에는 열대 대서양에서 발달해 이 지역에 비가 내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약 3만8천 년 전 습한 기후 때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중해에서 비구름이 형성됐지만 현재보다 더 남쪽까지 진출해 비를 뿌렸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이 습한 기후를 보인 시기는 지구가 태양계 내 다른 행성의 중력에 영향을 받아 태양 궤도를 타원에서 원에 가깝게 돌던 때로, 지구의 궤도와 기후변화 간에 광범위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네게브 사막의 화석수가 이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세계 최대로 추정되는 '누비안 사암 대수층'과는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사하라 사막의 동쪽 끝에서 아프리카 북동부 4개국에 걸쳐있는 누비안 대수층은 홀로세 우기(약 1만 년 전)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크립톤 연대 측정을 통해 비가 내린 시기를 확인하고 듀테륨 비율을 통해서는 기후 형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지하수 분석을 통해 과거 기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