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같은 성별을 가진 같은 연령 소아의 키 정규분포 상에서 키가 3% (100명 중 작은 쪽에서 3번째) 미만인 경우를 저신장증이라 한다. 

저신장은 대부분 특정 질환이 없다. 부모의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증(부모 키가 작으며, 뼈 연령은 실제 만 나이와 비슷한 경우) 또는 체질성 사춘기-성장 지연(부모, 형제와 마찬가지로 사춘기가 늦게 오고 키도 늦게 자라는 경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저신장증으로 성장이 많이 더딜 경우 대부분 정기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의 행동을 취한다. 그리고 이때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 및 주삿바늘 등의 문제는 이들이 겪는 큰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이런 고민이 없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최영빈 서울대 교수·최진호 단국대 교수 연구팀이 근적외선을 활용해 약물을 투여하는 생체이식 장치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 제공

연구팀이 만든 장치는 근적외선을 받으면 열이 발생하는 그래핀 기반 나노입자와 만들어진 열을 감지해 파열되는 특수 고분자 물질을 사용한 것이 핵심이다. 투약 장치를 움직이기 위한 별도 배터리는 탑재되지 않고, 첨단 소재를 이용해 필요한 약물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체내에 간단히 흡수시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기술을 쓰면 투약하는 과정에서 주사 바늘을 사용하지 않아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피부 안쪽에 이식된 투약 장치를 향해 피부 바깥에서 근적외선 발생 장치를 가까이 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성장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부족하게 만든 실험용 쥐에게 새로 개발된 장치를 이식한 뒤 주사기로 성장 호르몬을 맞았을 때와 약물 효과가 비슷하다는 점도 입증했다. 

다시 말해 성장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하는 경우, 현재라면 성장 호르몬 주사기를 통해 수일에 한 번 씩 장기간 투약을 해야 하지만 이번 기술을 이용할 경우 그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최영빈 교수는 "만성 질병으로 장기간 반복적 주사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자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는 신개념 의료 기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NRF 특별협력사업과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했다. 한편 이 논문은 지난달 23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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