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지구를 공전하면서 밤 하늘을 밝게 비추고 조수간만의 차를 만드는 달. 달의 탄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유력만 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바로 ‘테이아(Theia)’ 충돌설이다.

테이아 충돌설이란 지구 형성 초기에 화성만한 크기의 천체 ‘테이아’가 충돌해 두 천체가 합체하고, 그 충격으로 합체한 천체의 파편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응집하여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이 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성이 입증되었고 달 암석의 화학 조성의 특징이 지구와 매우 비슷하여 가장 유력한 학설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가설은 그동안 허점이 있어왔다.수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달의 주요 구성 물질은 지구와 닮은 것이 아닌 테이아와 가까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폴로 탐사 등을 통해 가져 온 샘플은 지구의 암석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것이 정해진 결과라고 한다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모델 자체는 어딘가 잘 못 된 심각한 오류를 품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지구가 용암으로 덮였을 때 테이아가 충돌했다면 지금과 비슷하게 지구 물질로 구성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이런 오류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일 미국 예일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연구원 호소노 나츠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천체의 밀도를 조정할 수 있게'달 형성 표준모델'을 수정해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지구는 태양이 형성되고 약 5천만년 뒤인 원시 지구 때 용암의 바다로 덮여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 시기에는 행성을 만들고 남은 잔해들이 지구에 계속 충돌하면서 그 에너지로 행성 전체 또는 적도 근처의 표층이 녹아내렸다.

달 형성 표준모델에서는 이런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지구와 테이아가 고체로 된 상태만 상정하고 모의실험을 해 파편은 테이아의 것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용암의 바다를 반영하여 천체 밀도를 바꿔가며 모의실험을 했고 그 결과 지구 표층을 용암이 덮고 있는 상태에서 고체로 된 테이아가 충돌하면, 그 충격으로 상당량의 용암이 우주로 흘러나가 지구 궤도를 돌다가 달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달의 약 70%는 지구 성분으로 구성돼 40% 그쳤던 기존의 모델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주게 된다. 이 연구결과대로라면 달에서 가져온 샘플이 지구의 성분과 유사한 점을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테이아 충돌설의 허점을 보완하기는 했으나 앞으로 다른 연구진을 통해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사라 러셀 행성과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지구 성분이 아닌 것으로 나온 나머지 30%에 관해서도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달에서 가져온 샘플이 적도 부근에서만 수집한 것으로 "한 줌의 샘플만으로 지구 전체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는 없다"면서 달에서 더 많은 샘플을 가져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의 역사와 함께 하는 달의 신비. 이번 연구로 인해 테이아 충돌설은 더욱 힘을 얻게 되었으나 아직도 밝혀내야 할 것은 너무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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