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위눌림은 주로 수면 중, 의식이 뚜렷하면서도 몸을 움직일 수는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睡眠麻痺)이라고 부르며, 수면 시에 전신의 탈력과 의식의 각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불규칙적인 생활, 잠 부족, 과로, 시차증이나 스트레스 따위가 원인이 되는데 뇌가 뚜렷하게 각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이 위에 올라가 있는 듯하다’, ‘자신의 방에 사람이 들어와 있는 것을 봤다’,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몸이 만져지고 있다’라는 환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꿈의 일종이라고 여겨져 유령이나 심령현상과 관련지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가위눌림이 일어나는 상태가 거의 취침 중이라는 것에 따라, 학자의 설명은 수면과의 관계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가위눌림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기에 궁금증은 더 커진다. 

이에 대해 국내 연구진의 한 기술이 개발되어 이목이 집중된다. 수면 단계 모니터링에서 '가위눌림' 등 수면장애가 나타나는 구간을 판독해낼 수 있는 기술이 그것.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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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뇌공학과 이성환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내용이 담긴 'NREM 수면 시 의식과 무의식 간의 뇌 연결성 차이 연구' 논문을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수면은 크게 빠른 안구 운동이 일어나는 REM(Rapid Eye Movement) 수면과 NREM(non-REM) 수면으로 구분한다. REM 수면은 일반적으로 꿈을 꾸는 단계이며 NREM 수면은 꿈을 꾸지 않는, 깊은 잠이 든 단계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NREM 수면 동안에도 꿈을 꾸는 의식 단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가위눌림 현상은 대부분 NREM 수면 동안 신체의 불편함과 꿈이 연결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의 수면 단계 모니터링 방법에서는 NREM 수면 내 꿈을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 이에 이 교수 연구팀은 수면 동안 뇌파를 측정해 NREM 수면 내에 꿈을 꾸는 의식 구간과 깊은 휴식을 취하는 무의식 구간을 구분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의식 경험 기반의 새로운 수면 단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향후 수면 모니터링, 수면장애 진단과 같은 수면의 질 측정뿐만 아니라, 마취 및 수술 시 필요한 의식 심도 측정을 위한 바이오마커 생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가위눌림이 심해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번 연구결과가 가위눌림에 대한 원천적인 궁금증이 해결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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