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김미양] 너무 춥거나 더워서 전기 히터나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을 때, 갑자기 정전이 되면 매우 당황하거나 짜증이 날 수 있다. 이는 누전 차단기가 과전압이나 단로, 누전으로부터 전기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전기를 차단하기 때문인데, 요즘에는 이와 같은 자동 차단기가 일반적이지만 여전히 소위 ‘두꺼비집’이라고 불리는 커버 나이프 스위치(coverd knife switch)를 사용하고 있는 집들도 있다.

외부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전기들의 최초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두꺼비집은 누전 등으로 제한치 이상의 전류가 들어오면 전기장치들의 회로 보호를 위해 내부에 장착되어 있던 퓨즈로 전력 공급을 막는다. 과연 퓨즈는 어떤 원리를 통해 전력을 차단하는 것일까?

퓨즈(fuse)는 한계치 이상의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끊어져 회로를 차단하는 과전류 보호 장치이자 회로의 구성물이다. 주로 녹는점이 낮은 납과 주석 등의 합금을 재료로 하여 만들고 텅스텐 같이 녹는점이 높은 재료는 실처럼 매우 가늘게 가공하여 사용한다.

퓨즈는 실 모양, 고리 모양, 통 모양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대부분 끊어짐 유무를 확인할 수 있게 안이 보이는 재질로 만들어진다.

퓨즈를 잘 녹는 재질로 만드는 이유는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들의 회로는 다양한 부품들의 집합체로 이런 부품들은 일정한 전류를 필요로 하지만 과다한 전류가 통하게 되면 타거나 녹아서 파손이 되고 누전이 발생하여 감전이나 화재의 사고를 야기한다.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끊는 것이 최선이므로 퓨즈는 회로의 허용치를 넘어서는 전력이 들어오면 전력을 연결해 주던 재료가 녹아 끊어지면서 전력을 차단한다. 퓨즈는 그야말로 전기 사고의 예방 부품이면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퓨즈의 장점은 신뢰성이 높다는 것이다. 퓨즈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물리적으로 전력을 차단하기 때문에 상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는다. 특히 차단시간이 짧은 퓨즈는 과전류를 짧은 시간 이내에 차단하기 때문에 고가의 물건이나 중요 전자부품을 보호하는데 사용이 된다.

퓨즈의 단점으로는 물리적으로 끊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새것으로 교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따라서 여분의 퓨즈가 있어야 하며 직접 교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수리를 요청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자동차 역시 엔진이나 조향장치, 조명이나 에어컨, 오디오 등 많은 전기 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많은 퓨즈를 사용한다. 과거에는 에어컨이나 히터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여름이나 겨울 같은 계절에 퓨즈가 끊기는 일이 많았는데 임시방편으로 전기가 통하는 껌 종이 등의 은박지를 퓨즈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차량의 전기 장치들을 치명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방법이다. 또한 요즘 차량들의 퓨즈박스에는 여분의 퓨즈들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되고 만약 불안하다면 가격이 매우 저렴하므로 비상용으로 다양한 사이즈의 퓨즈를 구비해 두는 것도 좋다.

퓨즈는 녹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며 다양한 상황에서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제 기능을 못하는 소모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퓨즈가 끊어져 교체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곧바로 끊어진다면 전기 장치나 전력 공급 장치에 이미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에는 곧바로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퓨즈가 끊어져 귀찮다고 툴툴대지 말자. 퓨즈는 당신의 전기 장치와 안전을 지켜주는 매우 고마운 부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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