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슈퍼리치] 차 한 대, 집 한 채  없는 세계 부자들의 기부 롤 모델 ‘척 피니’

[시선뉴스 이호]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그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부하고 추후 자신의 전 재산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 밝혀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척 피니’이다. 

대공황에 태어나다

척 피니는 1931년 미국의 대공황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카드를 팔거나 우산, 샌드위치 장사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했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20살. 그는 미 공군에 복무를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하여 미 군함에 면세 술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의 사업은 순탄 대로를 거쳐 세계 각국의 주요 항구에 점포를 늘려가기 시작했는데, 패망했던 일본이 다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시작하자 피니의 사업도 번창하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의 경제력이 좋아지면서 해외여행을 많이 가게 되었고 피니의 면세점에서 많은 돈을 썼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척 피니는 세계 최대의 면세점 전문 기업인 DFS(Duty Free Shoppers)를 창업하게 된다. 

DFS의 성공

DFS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피니를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1986년 DFS는 세계 최대의 주류 소매상이 되어 12개의 국제공항과 40개의 매장을 운영하였다.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둔 척 피니는 40대라는 젊은 나이에 포브스 재산 순위 3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고 1988년 포브스지는 ‘돈만 아는 부자’라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그러나 포브스의 척 피니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잘 못 되어 있었다. 척 피니는 결코 돈만 아는 부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숨겨져 있던 기부의 왕

척 피니는 1984년 ‘아틀란틱 자선재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보유한 DFS 지분을 모두 처분하여 약 15년간 2,900회에 걸쳐 75억 달러(약 8조 4,000억)를 기부하였다. 그리고 이 재단은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매일 1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는 중이며 척 피니는 자신의 남은 재산도 모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틀란틱 자선재단이 기부한 돈들은 미국, 호주, 베트남, 남아프리카, 아일랜드 등의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육, 과학, 의료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척 피니의 이런 선행은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어 왔다. 그는 자신의 기부를 철저히 익명으로 하였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7년, 척 피니가 프랑스의 루이비통 사에게 DFS의 지분 일부를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즈니스 분쟁으로 인해 척 피니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힘들었던 시절 노동자의 부모 슬하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가난하지만 서로 돕는 공동체 의식을 배웠다. 자신들도 힘들었지만 더욱 힘든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부모의 영향을 받았는데 남모르게 기부를 한 이유 역시 부모가 남을 돕지만 자랑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남겼기 때문이다.

냉랭한 줄 알았고 돈을 긁어모으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그의 평가는 그날로 완전히 바뀌어 세계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인물로 등극되었다. 그리고 다른 많은 부자들에게도 큰 영감이 되기 시작했다. 

부자들의 롤모델이 되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빌 게이츠. 그는 척 피니를 자신의 롤모델이라 칭하며 그가 기부를 한 방식처럼 자선단체를 만들어 거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부자들이 이런 릴레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척 피니는 9조 원의 자산을 가지고 80억 달러 이상의 기부를 하였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재단 소유의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25달러짜리 플라스틱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두 발에는 한 켤레의 신발 밖에 신을 수 없다.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천국에서는 돈이 필요 없지 않나”라고.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돕는 것에 가장 큰 가치와 즐거움을 갖고 있는 척 피니. 그의 멋진 삶은 분명 세계를 아름답게 하는 커다란 동력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