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정선, 김미양] 다가오는 3월 6일은 만물이 깨어난다는 시기 경칩입니다. 경칩은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로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데요.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로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입니다. 양력으로는 대략 3월 5일 무렵이 되는데, 올해는 바로 6일이 경칩인 겁니다.

경칩의 시기가 되면, 겨울철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되어 한난(寒暖)이 반복됩니다. 이로 인해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봄이 되는 것이죠.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었는데, 후에 한(漢)나라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휘(避諱: 왕이나 황제의 이름에 사용한 글자는 아예 일상의 문자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해 놀랠 경(驚)자를 씀으로서 경칩(驚蟄)이라고 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논일원십이회삼십운(論一元十二會三十運)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寅月]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戌月]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예기(禮記)』 「월령(月令)」에는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 되어 있는데요. 이는 경칩이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합니다.

예로부터 경칩이 되면 시작하는 일들도 있었는데요.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하는데요.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했으며,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전남 순천의 송광사나 선암사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은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봄이 되면 미세먼지나 황사가 찾아와 따뜻하기는 하지만 맑지 못한 날들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래의 우리 봄은 미세먼지와 황사로 기록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데요. 만물이 깨어나는 경칩에 맞게 지구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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