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을 영접하러 온 베트남 고위 관료에게 "베트남까지 3천㎞가 넘는 여정을 거쳤다. 따뜻하고 열광적으로 환영해준 데 대해 이 나라(베트남)에 감사한다"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전용열차 편으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이 베트남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에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전용 특별열차 편으로 평양을 출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장장 65시간, 약 4000km에 이르는 육로를 달렸다. 그리고 그를 싣고 달린 전용 특별열차 ‘1호 열차’에 관심이 모아졌다. 

1호 열차의 정식 명칭은 ‘태양호’, 북한에서는 보통 ‘1호 열차’로 불린다. 이 열차는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열차로 겉은 특별해보이지 않지만, 내부는 각종 시설들이 호화롭게 갖춰져 있다. 객차 자체는 녹색이고, 객차 옆면에 노란색 선이 그려져 있으며 열차의 앞부분에 붉은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또 1호 열차는 '무진동 차량'에 가깝게 개조돼 열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특별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특별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또한 이 열차는 방탄기능을 갖추고 비상시를 위한 무기와 헬기, 탈출용 차량 등도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가지도자들이 사용하는 전용열차의 경우, 혹시 모를 폭탄이나 지뢰 테러에 대비해 차체 하부에 방탄판을 갖추고 유리 또한 방탄유리로 제작하며, 지뢰탐지를 하는 차량을 앞세우며 이동한다. 또한 철도 간격이 자국과 다른 나라에서도 달릴 수 있도록 궤간가변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호 열차의 경우 총 17량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객차를 연결해서 달리는 것은 아니며 방문 장소와 목적에 따라서 차량의 구성을 다르게 한다. 

1호 열차가 유명한 이유는 또 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고소공포증이 심한 김 국방위원장은 항공기 이용대신 열차를 주로 이용해왔다. 사실상 전용기 역할을 한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방탄과 각종 시설, 탑재물 등으로 인해 차체가 무겁고 속도를 많이 낼 수 없어(약 60~70km) 빠르게 달라지 못한다는 점이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현지 환영단에게 손 흔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현지 환영단에게 손 흔들고 있다.

열차 자체가 비행기보다 빠르지 못한데, 이 열차는 속도조차 내는 것이 어려우니 소요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다. 

한편 열차로 66시간을 달려 베트남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동당역에 나온 베트남 권력서열 13위인 보 반 트엉 공산당 선전 담당 정치국원 등 베트남 측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고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자동차를 타고 곧장 하노이로 이동했다.

이날 역 주변에는 학생과 시민 등 수백 명의 환영 인파가 나와 61년 만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북한 지도자인 김 위원장을 열렬히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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