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일본의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 2가 애초 예정대로 22일 오전 8시쯤 소행성 '류구'(龍宮) 표면에 착륙을 시도한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하야부사 2가 21일 오후 1시 15분쯤부터 류구 상공 20㎞에서 착륙을 위한 하강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1. 하야부사 2

하야부사 2와 류구 이미지 [JAXA 홈페이지 캡처]
하야부사 2와 류구 이미지 [JAXA 홈페이지 캡처]

일본어로 '매'를 뜻하는 하야부사 2는 오는 22일, 지구 근접 소행성 162173(류구)에 착륙을 시도하는 소행성 탐사선이다.

2014년 12월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하야부사 2는 약 3년 6개월의 비행 끝에 지난해 6월 류구 상공에 도착했다.

류구는 지구에서 약 3억㎞ 떨어진 소행성으로 지구와 양방향 통신하는 데만 약 40분이 걸린다.

하야부사 2는 앞으로 2~3차례 더 류구 물질 포집을 시도한 뒤 내년 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2. 22일 오전 8시쯤 첫 '핀포인트 착륙’

하야부사2가 촬영한 '류구' 이미지 [JAXA 제공]
하야부사2가 촬영한 '류구' 이미지 [JAXA 제공]

하야부사 2는 원래 21일 오전 8시쯤 하강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5시간가량 일정이 늦춰졌다. JAXA는 "기체 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고 지연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1차 착륙 시도 시간은 애초 계획한 대로 22일 오전 8시로 잡고 있다.

고도 20㎞에서 대기 중이던 하야부사 2는 천천히 하강해 8.5m 높이에서 착지자세를 잡은 뒤 류구 표면에 수초 간 닿게 된다. 이후 기체에서 펴지는 1m 길이의 원통형 샘플 채취 장치를 이용해 지표에 작은 탄환을 박아 넣은 뒤 이때 날아오르는 모래와 작은 암석 등 시료를 포집하게 된다.

착지점은 직경 900m인 류구 적도 부근으로, 바위로 둘러싸인 약 6m의 틈 사이다.

JAXA는 착지점으로 검토한 2곳의 최종 후보지 가운데 폭이 약 12m로 더 넓은 지점을 배제했다. 주변에 큰 바위가 산재해 착륙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야부사 2는 미리 떨어뜨려 놓은 표적을 기준점으로 삼아 '핀포인트' 착륙에 도전한다.

3. 시료 표집

하야부사2에서 '류구' 표면에 발사될 탄환 [JAXA 홈페이지 캡처]
하야부사2에서 '류구' 표면에 발사될 탄환 [JAXA 홈페이지 캡처]

일본 최대 우주 프로젝트인 하야부사 2의 소행성 탐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가 시료 채집 장치다.

원시 행성의 모습을 간직한 류구에서 시료를 채취하지 못하면 태양계 역사와 생명에 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없고, 결국 3억㎞ 넘게 날아간 일이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전 모델의 하야부사를 다른 소행성 '이토카와'에 보냈으나, 채집 장치 불량으로 제대로 시료를 얻지 못했다. 하야부사 2는 한층 진화한 전장 1m 길이의 채집장치 '샘플러 혼'(Sampler Horn)을 장착했다.

4. 하야부사 2 시료 채집장치 개량한 오카모토 씨 사망

2014년 5월 JAXA 실험 장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카모토 연구원(앞줄 가운데). [출처 아사히신문]
2014년 5월 JAXA 실험 장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카모토 연구원(앞줄 가운데). [출처 아사히신문]

핵심 장치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인 오카모토 지사토(岡本千里·38) 씨가 하야부사 2의 류구 착륙 '성공'을 보지 못하고 작년 7월 지병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아사히신문 석간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 출신으로 고베대(大) 연구원이던 오카모토 씨는 2009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들어가 채집 장치 개발에 참여했다.

오카모토 연구원은 '류구' 모형에 탄환 모양의 채집장치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수없이 반복했고, 그 데이터를 토대로 장비 개량에 나섰다.

그는 특히 탄환이 불발될 경우에도 시료 채취가 가능하도록 장치 맨 앞에 '손톱'을 붙이는 아이디어를 냈다. 손톱에 때가 끼는 것처럼 최소한의 시료라도 포집할 수 있는 장치였다.

오카모토 씨는 이 장치를 독일로 가져가 무중력 상태에서 실험해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층 개량된 채집장치를 장착한 하야부사 2는 2014년 12월 '류구'를 향한 대장정에 올랐다.

오카모토 씨는 그해 고베대로 돌아가 연구를 계속하던 중 2017년 가을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입원했다가 끝내 연구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작년 7월 숨졌다.

장치 개발에 함께 참여했던 사와다 히로다카(42) 연구원은 "고인을 생각하면서 (함께 만든) 장치가 연출하는 화려한 무대를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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