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파란 몸통에 빨간색 뚜껑과 노란색 바탕의 로고’ 윤활제와 방청제로 전 세계 사람들이 익숙하게 선택하는 브랜드 WD-40. 최초 핵미사일의 금속 표면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화학용품을 시작으로 전 세계인의 선택을 받는 산업/오피스/생활 클리닝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WD-40 컴퍼니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CEO 게리 리지(Garry Ridge)의 ‘배움과 쇄신’을 뿌리에 둔 경영 방침 속에 굳건히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제품 사진 (WD-40 공식 홈페이지)

핵 미사일 표면 방청제로 이룬 WD-40의 성장

1950년대 미국의 화학자가 40번 만에 물 치완 공식(Water displacement)를 완성해 금속의 부식을 방지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름 하여 WD-40. 이 제품은 1953년 아틀라스 핵미사일의 금속 표면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WD-40이 전쟁 무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각종 금속 제품들의 부식 방지와 윤활에 있어 좋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고 WD-40 컴퍼니의 눈부신 성장을 이루게 했다.

안일함 속에 드러난 기업의 한계

그러나 성장은 딱 거기까지. 단일 제품으로 그 이상 WD-40 컴퍼니의 성장은 어려웠다. 점점 기업의 성장 속도 눈에 띠게 더뎌지기 시작했고 이내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하지만 WD-40 컴퍼니의 임직원은 그 상태에 만족할 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그 상태를 탈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 때 새로운 CEO로 게리 리지가 부임하게 된다.

CEO 게리 리지 (WD-40 공식 홈페이지)

게리 리지, ‘배움과 쇄신’의 움직임

게리 리지는 CEO로 부임한 후 전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답습에 머무르고 있는 회사 전반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그는 미국 미즈니스 역사에 큰 파장을 일으킨 존 가드너의 경영 마인드를 적극 받아들여 지루함을 탈피하고 개개인의 배움과 쇄신을 주요 기치로 세우며 기업 내 활기찬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게리 지지는 WD-40 컴퍼니가 끈질기게 유지해오던 경영/업무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기 시작했다.

‘팀 투모로우’ 임원을 중심으로 이뤄진 변화

게리 리지는 우선 기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임원진부터 움직이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임원을 소집해 안일함을 다잡고 기계적인 업무에서 벗어나기 위해 ‘팀 투모로우’를 결성했다. 팀 투모로우는 말 그대로 ‘내일을 위한 팀’으로, 기업 전반의 쇄신을 위해 어떤 문제를 발견하여 해결하거나 또는 어떤 프로젝트를 실패한 후에라도 어떤 점을 배웠는지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소통해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그들은 서로의 관점을 받아드리며 자신들이 우물안 개구리였음을 깨달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게리 리지는 곧 새로운 사업들을 하나하나 착수해 나갔다.

(좌) 게리 리지 (WD-40 공식 홈페이지)

과거에서 탈피 ‘쾌적한 삶’을 위한 기업으로 도약

게리 리지와 임원들은 방청제와 윤활 기능을 넘어 산업과 생활 전반에 있어서 삐걱거림과 때를 제거할 수 있는 다양한 품목으로 확장해 나갔다. 그렇게 ‘쾌적한 삶’이라는 기업 가치를 정한 후, 윤활제 외에 손 세정제/카페트 얼룩 제거제/욕실 청소제 등 개발과 인수를 통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현재 트레이드 마크처럼 소비자에 각인된 빨간색 뚜껑에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구성된 몸통의 디자인이 세상에 나와 전 라인업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고 있다.

‘배움과 쇄신’의 중요성 전 직원에게 강조

이렇게 게리 리지가 기업의 안일함을 탈피하고 쇄신 정책을 펼치자 기업은 다시 한 번 도약하게 된다. 주가는 그가 취임하고 2009년 이후로 3배 가까이 상승했고, 회사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억 달러 기업(2015년 기준, 15억 달러)에 자리하게 되었다. 이 같은 성과 이후 확신에 찬 임원들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직원 한명 한명에게 ‘쇄신’의 중요성을 상기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450여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WD-40 임직원 (WD-40 공식 홈페이지)

“리더십은 곧 배움과 가르침이다.”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게리 리지는 이렇게 말했다. 배움과 쇄신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던 WD-40 컴퍼니. 게리 리지는 배움과 쇄신을 기업의 중심으로 삼아 이제는 직원 한 명 한 명과 함께 ‘배움의 서약’을 하며 그 결단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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