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민정]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서비스로 들어 있어요.” 과대포장 과자를 향한 가장 유명한 일침이다. 이제는 이런 비아냥을 넘어서 전자제품 등을 택배로 보낼 때 파손을 막기 위한 완충제로 과자를 사용하는 등의 퍼포먼스로 과대포장에 대한 직접적인 행동을 보여주기까지 하고 있다.

또한 지난 달 유튜브에 등장한 ‘국산과자의 미래(Future of Korean biscuit)’라는 동영상은 조회수가 7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이제는 국산 과자의 과대포장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잽’을 날려도 눈 하나 깜짝 않던 제과업체가 이번에 제대로 ‘어퍼컷’을 맞았다. 재기발랄한 대학생 3명이 질소과자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횡단하는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퍼포먼스를 생각해 낸 것이다.

▲ 과자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는 대학생들 (출처/연합뉴스)

29일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유성호(26)·장성택(25)·박현수(26)씨 등 대학생 3명은 지난 28일 오후 4시35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국산 봉지과자 160여개를 테이프로 이어붙인 보트 모양의 뗏목을 만들어 한강 위에 띄웠고 출발 30분 만에 한강 횡단에 성공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총괄한 유성호 씨는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는데 준비를 할수록 의미가 큰 이벤트가 됐다"며 "국내 업체들의 과대포장에 대한 풍자적인 비판도 있지만, 소비자 중심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내 업체들에게 전하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퍼포먼스의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 200여명이 모여 이들을 응원했으며, 이는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제과업체 측은 이번 퍼포먼스를 보면서 “소비자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하면서도 “과대 포장이 아니라 제품 보호를 위해 질소를 충전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 불황과 수입과자 열풍으로 매출이 떨어져 잔뜩 움츠러든 국산 제과업계의 심정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들이 국산 제과업체에 대해 불만과 불신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제과 업체가 정말로 보호해야 할 것은 ‘과자’가 아니라, 제과업체를 향한 소비자의 ‘믿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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