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 속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정신질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심지어 지난해 12월 31일 한 대형병원 진료실에서는 정신과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던 임세원 교수를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환자는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아 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1년 반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이후 후속 치료 없이 방치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과연 양극성 정동장애는 어떤 질병 이길래 이런 참극을 일으키게 된 것일까?  

양극성 정동장애는 기분장애의 일종으로 흔히 조울증이라고 많이 부르고 양극성장애라고도 줄여 부른다.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조증이 나타날 때는 지나치게 기분이 좋아져 잠을 안 자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고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말을 횡설수설해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다. 또 쉽게 짜증을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며 충동적이라 주변 일에 쉽게 끌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음주운전, 과속 등 무책임한 행동을 하게 되고 심한 경우 환각이나 망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우울증이 나타날 때는 일반 우울과 거의 비슷하지만 증상이 더 오래간다. 이유 없이 슬퍼지거나 식욕, 수면 습관에 변화가 생기며 자주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등 불안한 감정을 보이게 되며 사회생활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기운이 없어지며 죄책감이나 자괴감에 빠지는 등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증상을 보인다.

양극성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사회인으로서의 무게감, 마음 한구석에서 생기는 삶에 대한 회의가 억눌려 있는 것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바로 증상이 나아지진 않지만,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수개월에 걸쳐 기분의 기복이 줄어들고, ‘우울 증상’과 ‘조증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이 병은 재발하기 쉽고, 재발을 반복할수록 다시 치료가 어려워 증상이 나아졌다 하더라도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규칙적인 생활도 중요하다. 수면, 식사, 운동을 꾸준하고 규칙적으로 하고, 감정 기복을 심하게 하는 음주, 과소비, 도박, 폭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남에게 관대하지 못한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병을 낫기 어렵게 하므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치료하던 의사마저 비극으로 몰고 가게 한 질병 양극성 정동장애. 이 사건으로 인해 의료기관 내 폭력행위에 대한 가중처벌과 반의사불벌 조항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임세원법’도 국회에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디 이 법들과 더불어 환자와 보호자들의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마인드를 통해 올바른 치료 문화의 정착과 폭력 등의 참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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