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지혜 / 디자인 이연선] 우리 정부에서는 육아 휴직 수당 확대 등의 정책을 실시하며 아빠들의 육아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종 TV 프로그램을 비롯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아빠들의 육아 참여에 대한 중요성을 제시하면서 아이 돌봄의 주체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구조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육아로 인한 여성의 취업 유지율이 낮은 일본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그 일환으로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2010년 6월부터 ‘이쿠맨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데, 여기서 ‘이쿠맨’이란, 육아(育兒)를 의미하는 ‘이쿠지’와 ‘남성’을 말하는 ‘맨의 합성어이다.

이쿠맨 프로젝트는 지난 2006년 한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아빠 직원들이 만든 '이쿠맨 클럽'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그러다 2010년 6월,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을 늘리기 위한 사회적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이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남성 육아를 유도하여 소자고령화 현상(태어나는 아이가 적고 노인은 늘어나는 현상)을 극복·근무 환경을 쇄신하고자 하는 특징을 지닌다. 한 마디로, 사회적인 분위기와 의식구조 등을 개선함으로써 남성들의 육아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2015년 일본 후생노동성의 고용균등 기본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성 육아휴직률은 2.65%밖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일본 남성의 육아휴직률이 1.23%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에서 추진한 프로젝트의 효과가 상당히 미미한 셈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남성의 육아 휴직 달성 비율을 2020년 13%로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육아휴직 신청기간 확대 및 한부모 가정에 대한 자녀 양육수당 제공 등의 육아 관련법을 개정하는 노력을 하는가 하면, 이케 도쿄 도지사는 아빠들이 일과 육아 등 가정생활의 양립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육아에 이해력이 있는 상사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인 ‘이쿠보스’를 선언하는 등 남성들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게끔 주변 환경을 적절하게 구축하고자 한 바 있다.

사회 다방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 지자체와 기업의 이쿠보스를 선언·참여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밖에도 ‘이쿠맨 추진 심포지움’. ‘이쿠맨 기업 어워드’ 등 사회 전반에 이쿠맨을 널리 알리고 관련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아빠들의 육아 참여 운동은 사회 곳곳으로 파고 들어 회식과 술자리가 줄어드는 등 직장 문화의 변화, 이쿠맨 대상 전문 잡지의 발행, 이쿠맨 패션에 어울리는 각종 의류 및 유모차 시판, 처음 하는 아빠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아기 전용 도구 등 육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와 비영리 민간단체가 발 벗고 나서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여성의 사회 진출과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에 있어 이전과는 또 다른 사회적 기조가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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