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난해는 대구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나 관악산 여고생 집단 폭행사건, 그리고 인천 중학생 추락사건 등 유난히도 끔찍한 청소년 범죄들이 많았다. 따라서 미성년자의 처벌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여론도 극에 달했던 해였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달 31일 중국 후난성 헝난현의 자신의 집에서 13세인 뤄모 군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이유는 부모가 자신에게 PC방에 갈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뤄 군은 범행 직후 PC방으로 가 두 시간 정도 게임을 한 후 기차를 타고 집에서 2,000km나 떨어진 다리시까지 도주했지만 지난 2일 결국 공안에게 붙잡혔으며 조사 결과 자신의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뤄군이 부모를 살해한 집(웨이보)
뤄군이 부모를 살해한 집(웨이보)

하지만 뤄 군은 조만간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뤄 군의 나이가 중국 형법에서 처벌하지 않는 만 14세 미만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만 16세가 넘어야 형사 책임을 지게 되어 있으며 14세 이상 16세 미만인 경우에는 고의 살인, 고의 상해 등 강력 범죄를 저질렀을 때만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 그리고 그 이하는 처벌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이번 사건을 더욱 크게 느끼는 이유는 불과 한 달 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기 때문이다.

후난성 위엔장시에 사는 우모 군은 지난해 12월 2일, 담배를 핀다고 자신을 가죽벨트로 때리는 체벌을 한 어머니에게 앙심을 품었다. 그리고 그는 흉기를 들고 어머니의 침실로 들어가 20차례 이상 찔러 살해했다.

보통 살인사건의 경우 고의범이라 할지라도 흉기로 여러 번 찌르는 경우는 크게 없다. 20차례나 찌르는 경우는 극도의 원한을 가진 경우에나 일어날법한 일인데, 12세의 소년이 어머니에게 그렇게까지 증오심을 품고 있었던 것일까.

우 군은 범행 후 어머니의 핸드폰을 이용하여 학교 교사에게 감기에 걸려 학교에 나갈 수 없다고 문자를 보내고 현장의 핏자국을 다 닦아내고 침실 문을 잠그는 등 증거인멸 시도도 하였다.

결국 어머니의 시신은 다음날 할아버지가 집을 방문했을 때 발견되었고 우 군은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그는 곧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의 나이가 12세였기 때문에 소년원에도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13~14세의 소년이 중범죄를 저지를 경우나 15~17세의 소년이 경범죄를 저지를 경우 소년원에 보내기 때문이다.

패륜이라는 극히 질이 나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우 군은 아무 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과 같아졌기 때문에 중국 네티즌들은 현 사법체계가 매우 불합리하고 구멍이 많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히 모방 범죄들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닐지 크게 걱정을 하고 있다.

중국이든 우리나라든 걱정하는 부분은 똑같은 것 같다. 시대가 변해 소년들이 예전의 소년들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들이 나이로 얻을 수 있는 이점 등을 모두 이해할 수 있고 이를 써먹을 줄도 안다. 하지만 여전히 법은 과거에서 멈춰져 있고 이들을 책임을 질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보다는 중국이 이런 사건이 자주 발생하면 먼저 법이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원래 2006년까지 미성년자도 사형을 집행하던 국가이기 때문이다. 소년법 개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과연 이대로 유지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 벌써 몇 년 동안이나 문제가 제기되어 오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성년자, 특히 처벌을 받지 않는 14세 미만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