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산업혁명 이후 지구에 닥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온난화이다. 지구는 질소, 산소, 이사화 탄소 같은 기체와 에어로졸을 포함한 대기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중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는 우리가 살기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과 숲의 파괴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어 열을 지나치게 많이 가두게 되자 대기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외에 온난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바로 ‘블랙카본’이다. 블랙카본은 나무나 화석 연료 등이 불완전 연소하여 발생하는 그을음으로 까만 입자를 갖고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이것이 많이 배출되면 코밑이나 빨래, 하늘이 까맣게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의 만년설이나 빙하 등 하얀 부분들은 태양의 빛을 많이 반사하여 열을 배출하는데 카본 블랙은 오히려 열을 흡수하여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블랙카본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비되는 개념, 바로 ‘블루카본’이다. '블루카본'이란염생식물이나 잘피 등 식물과 갯벌 등의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해안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광합성 작용을 하여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파도나 조석 등 해양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작용으로 퇴적된 갯벌이 탄소를 흡수, 저장한다.

블루카본은 아마존과 같이 육상 산림이 흡수하는 ‘그린카본’보다 면적은 작지만 흡수 속도가 약 50배 정도 빨라 총 흡수량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블루카본이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며 국제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블루카본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생물은 크게 해초류와 맹그로브 같은 바닷물에서 살 수 있는 염생식물, 그리고 갯벌과 염습지이다. 이 중 해초류는 바다 면적의 약 0.1%에 불과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해저 탄소 저장률의 약 10~18%를 차지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한다.

또한 맹그로브는 1헥타르 당 1,000톤에 달하는 양의 탄소를 저장 가능하고 갯벌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며 패류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모아 껍질을 만든다.

이산화탄소의 흡수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큰 역할을 하는 블루카본. 특히 우리나라의 서해는 세계에서 5손가락 안에 드는 갯벌을 보유하고 있어 최상급의 블루카본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경제 가치로는 약 17조 원에 이르고 연간 15억 상당의 정화 작용을 한다.

그러나 갯벌의 가치를 알아본 지 오래되지 않아 그동안 간척 사업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절반 정도의 갯벌이 이미 사라진 상태라 그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더 파괴되면 우리의 후손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블루카본을 위해 갯벌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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