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공짜폰’, ‘버스폰’, ‘대란’...휴대폰(휴대 전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본 용어일 것이다. 말 그대로 휴대폰의 실질 가격이라 할 수 있는 ‘할부 원금’이 공짜, 혹은 버스요금 정도로 가격이 저렴할 때 이런 수식어가 붙고 이런 휴대폰들이 판매되는 날을 속칭 ‘(휴대폰 판매)대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런 공짜 폰들은 일부 커뮤니티나 포털 등에 의해서 정보가 퍼지거나 지인들의 도움 등으로 알게 돼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정보에 어두운 사람들은 대란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차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공짜, 혹은 버스폰을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휴대폰 구입가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이 생긴다. 적게는 10~20만원 차이고 클 때는 5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보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정책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이하 단통법)이다.

단통법의 골자는 ‘모든 국민이 휴대폰 등의 단말기를 구매할 때 차별 없이 공평하게 구매를 할 수 있게 하자’이다. 정보를 못 얻는 데에 따라 비싸게 구매한 구매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 시켜 주는 것에 그 의의를 두며 또한 이로 인해 업체들 역시 과열된 보조금 경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대략적으로 알아보는 단통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이통사 및 제조사의 보조금 규제 - 법으로 정한 기준을 초과한 보조금을 지급하면 매출 3%의 과징금과 3억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 지급되는 보조금을 공시 - 휴대폰의 출고가와 보조금, 실 판매가를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선택 - 기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 선택 가능
◆ 고가요금 및 부가서비스 강제 금지 - 보조금 지급시 고가요금 및 부가서비스의 강제를 금지한다.
◆ 이통사에 판매점 관리책임 부과
◆ 공짜폰 상술 금지 - 약정할인을 보조금으로 포장해 폰 자체가 공짜인 것처럼 하는 마케팅 금지

등이다. 쉽게 말하면 정부에서 정해주는 보조금만 지급해야 하고 기기의 판매 정보를 투명하게 하며 상술 및 요금제 강매를 하지 말란 뜻이다.

이는 소비자가 폰을 정찰제 가깝게 투명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법률로 그간 왜 시행을 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다.

하지만 단통법에는 빠져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이 단통법이 생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단말기 출고가에 대한 이슈다.

할인 폭이 기존의 가이드 가격인 25만원에서 최대 35만원까지 올랐다고 하더라도 휴대폰의 출고가는 이미 비정상적으로 비싸게 책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중에서 전화 기능만 뺀 태블릿 피씨등의 단말기들의 가격이 저렴하게는 20만원부터 비싸봐야 5~6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휴대폰의 가격이 100만원에 가깝게 책정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휴대폰 출고 가격에 대한 것은 기업의 자율로 남겼다. 보조금의 기준을 35만원으로 고정시켜 휴대폰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기피, 판매량이 저하되는 것을 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출고가를 낮춰서 판매량을 높이지 않겠냐는 의도다.

하지만 기업이 정부의 뜻대로 출고가를 낮추는 것 보다 더 가격을 높여 이득을 많이 남길 것 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어차피 보조금은 일정하기 때문에 이동 통신사간 품질과 브랜드, 요금 경쟁만 남게 되는데 굳이 제조사까지 그 경쟁에 가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가 시행하려 하는 단통법은 휴대폰 시장의 자유 경쟁을 부정하고 나선 규제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다양한 면을 고려하여 실행해야 한다. 의도가 국민을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한 만큼 국민 모두가 평등한 시장을 위해 휴대폰 시장이라는 거시적인 시점부터 단 한 개의 단말기의 가격에 미치는 요인등의 미시적인 시점까지 고려하고 고민하고 힘써야 한다.

만약 정부가 단통법을 시행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이러한 노력들을 외면한다면 애초 의도와는 다르게 국민 모두가 휴대폰을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사태가 나타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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