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신체적, 정신적, 금전적 등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학원폭력. 특히 잔인하고 악랄한 수법의 학원 폭력의 경우 피해자를 순종하게 하고 위축되게 하는 등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특히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신고하면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 더 큰 피해를 야기하는 만큼 강도 높은 처벌과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

사실 그간 학원폭력의 가해자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죄질에 비해 낮은 처벌을 받거나, 아예 ‘쉬쉬’되기 일쑤였다. 그래서일까, 학원폭력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나아짐 없이 우리 사회의 일부분처럼 자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말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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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학원폭력의 극단적인 한 예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동갑내기 고향 지인이자 군대 후임이었던 남성에게 가짜 빚을 뒤집어 씌워 수천만원을 뜯어 낸 20대 남성 최 모 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놀라운 점은 최 모 씨는 학창 시절부터 피해자 A씨를 악랄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는데, 이 질긴 악연이 군대에서도, 사회에 나와서 까지도 계속되어 A씨를 지독하게 옥죄었다.

지난 22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는 공갈 혐의로 최모씨(28)를 지난 20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동창인 A씨를 지속적으로 협박/폭행해 아무 책임이 없는 허위의 채무를 갚게 하는 등 8,333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을 보면 학원폭력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무서운 지를 느끼게 한다. 최 씨는 소위 말하는 학창시절 일진으로 A씨와 학창시절부터 같은 동네에 살며 끈질기게 A씨를 괴롭혀 왔다. 때리기도, 돈을 뺏기도 하는 등 각종 수법으로 A씨에 대한 괴롭힘이 지속되자 어느 덧 A씨에게 최 씨는 두려운 존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것은 A씨의 내면에 크게 자리 잡아 성인이 되어서도 굴복하게 하는 사태를 낳고야 말았다.

이런 악연이 또 있을까. 최 씨가 늘 두려웠던 A씨는 급기야 군대에서도 그를 만나자 무리한 요구임에도 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 씨는 A씨에 물건 분실이나 당구 게임 패배 등의 책임을 물어 이틀 만에 2,000만원의 빚을 뒤집어씌웠고 A씨는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가면서까지 이를 갚았다. 이런 과정에서 심지어 최 씨는 또 “콩팥을 하나 팔면 1억 원이 나온다더라 하나가 없어도 살 수 있으니, 하나를 팔고 내게 돈을 주라”며 A씨를 협박하기도 했는데, 놀랍게 계속된 협박에 A씨는 실제 장기밀매브로커에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뇌와 지속적인 폭행이 낳은 무서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A씨는 자신이 번 돈 대부분을 최씨에 상납하는 생활을 견디다 못해 부모가 있는 고향으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고, 최 씨는 고향까지 찾아와 A씨를 폭행하고 돈을 빼앗았다. 그러면서 ‘돈을 갚지 않으면 네 부모와 여자 친구를 찾아 가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A씨가 받아왔을 고통과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다 결국 결혼을 앞둔 A씨는 수년간 이어진 폭행과 협박, 갈취에 참지 못해 결국 경찰서를 찾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A씨를 두고 ‘조금 더 일찍 신고를 하지 그랬나’ 혹은 ‘왜 그렇게 당하고 살았느냐’라고 안타까움이 담긴 의견을 토로 하지만, 이는 당사자 A씨가 아니고서는 그 두려움을 알지 못하기에 함부로 평가 할 수 없어 보인다.

완전한 성숙이 이루어지지 않은 학창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A씨에게 가해져온 최 씨의 폭행. 이는 A씨의 삶을 병들게 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최 씨에게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의 굴레가 되어 버렸다. 심지어 검찰에 따르면 여전히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폭력과 갈취를 가해 온 최 씨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더불어 A씨에 대한 정신적 상담과 법률 지원이 필요해 보임과 동시에, 삶을 송두리 째 휘두르는 학원폭력에 대한 확고한 어떤 방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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