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이동 구간 중 노란색으로 구분되는 부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 부분이 그저 통로의 디자인을 다채롭게 하는 무늬 중 하나로 보일 수 있지만,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다. 이것을 바로 ‘점자블록’이라 한다.

점자블록은 시각 장애인 유도 블록, 또는 안전유도블록이라고도 불리는 시설로 울퉁불퉁한 블록이다. 점자블록은 직선, 방향 전환, 목적지 발견을 유도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과 방향을 안내할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점자블록은 1965년 일본에서 여관업을 하던 미야케 세이이치(三宅精一, Seiichi Miyake)가 친구의 실명을 계기로 발명하여 1967년 일본 오카야마 현립 오카야마 맹인 학교와 가까운 국도 2호 주변 교차로에 설치된 것을 계기로 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점자블록은 노란색으로 되어 있다. 노란색은 가장 눈에 잘 띄는 색 중 하나로 멀리서도 구분할 수 있어 미국 뉴욕의 택시들도 노란색을 사용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라 해서 아예 앞이 안 보이는 맹인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력이 0.04 미만인 시각장애인들은 빛 정도의 인지가 가능해 노란색을 인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점자블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이 표시되어 있는 것과 점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 있다. 선형 블록은 방향을 유도하는 용도로 일정한 거리까지의 직선 방향을 표시하고 끝나는 지점에서는 연장되지 않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점형 블록은 위치에 대한 경고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행 동선의 분기점과 대기점, 출발점과 목적지점 등의 위치를 나타낸다.

현재 점자 블록은 전국의 일반 보도, 지하철, 기관 등에 2,507개(2017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모니터링)가 설치되어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고 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들에게 매우 유용한 점자블록이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점자블록위에 가판대가 설치되어 있거나 미끄럼 방지 발판으로 가린다거나 파손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애초에 설치를 할 때 설치자들의 이해도가 낮아 잘못된 설치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비용을 들여 점자 설치를 한다 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횡단보도 등에서 파손이 잘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위해 지자체들이 점자 블록의 파손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그 예로 서울시 송파구의 잠실역 인근 점자 블록에는 점자블록에 일반 보행자나 자전거 및 오토바이, 거치물 및 시설물이 침범하지 않도록 흰색의 선을 별도로 설치한 것을 들 수 있다.

시각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보도를 이동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은 더욱 많이 설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각장애인들이 무방비로 큰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설치와 편의를 위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하며 꾸준한 관리를 통해 설치가 목적이 되는 시설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시각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이동할 수 있는 길거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