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과거 홍콩 문화의 부흥기를 이끈 4대 천황이라 하면 장학우, 유덕화, 곽부성, 여명을 일컫는다. 이 중 유덕화는 현재도 과거와 다를 바 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위키미디아
위키미디아

유덕화는 홍콩 출신의 영화배우이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이고 영화 연출가이며 영화 제작자다. 그는 현재도 진행 중인 홍콩 영화계의 ‘레전드’이다. 

유덕화는 1961년 9월 27일 태어나 TVB 드라마를 통해서 양조위와 함께 얼굴을 알렸다. 1982년 ‘채운곡’으로 영화에 데뷔하였고 1985년에는 당시 배우들이 가수를 겸업하는 것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지치도차각애니’라는 음반을 내면서 가수로서의 활동도 시작했다. 

성룡, 원표와 출연했던 하일복성
성룡, 원표와 출연했던 하일복성

이렇게 점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부흥기를 맞은 홍콩영화에 힘입어 1980년대 후반에 엄청난 다작을 촬영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자신의 인지도와 연기력 보다는 성룡이나 주윤발 등 이미 잘 나가던 배우들과 함께 출연해야 빛을 보던 시기였다. 

지존무상
지존무상

그러다 1989년작 ‘지존무상’에서 알란 탐과 함께 출연한 유덕화는 멋진 의리를 보여준 캐릭터를 연기하여 깊은 인상을 남겼고 유명 여배우인 관지림이 처음으로 유덕화의 상대역으로 나왔다. 이후 유덕화와 관지림은 많은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하여 ‘스크린 커플’로 불리기도 하였다. 

유덕화의 전성기는 90년대부터다. 우리에게는 ‘천장지구’로 알려진 영화 ‘천약유정(1990)’이 크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크게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그는 이 작품에서 청재킷과 오토바이를 탄 터프가이의 모습으로 등장하였는데 그 모습이 센세이션을 일으켜 한동안 그의 패션을 따라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마지막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히는 천장지구
마지막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히는 천장지구

유덕화는 열혈남아, 지존무상, 천장지구를 연달아 흥행시키고 음반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장학우, 곽부성, 여명과 ‘홍콩 4대 천왕’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인기는 홍콩을 넘어 우리나라에도 퍼지며 1990년 한 초콜릿 광고에 신인이었던 이영애와 출연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유덕화는 배우로서 엄청난 인지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는 가수로서도 크게 성공하였다. 1991년에 발표한 일기주과적일자(一起走過的日子)는 20세기 홍콩 대중가요 50곡 안에 선정되면서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이다. 또한 1991년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도 콘서트를 여는 등 성룡과 더불어 내한을 매우 자주 한 배우 중 하나로도 꼽힌다.

신인 시절 이영애와 함께 출연했던 초콜릿 CF
신인 시절 이영애와 함께 출연했던 초콜릿 CF

80년대와 90년대 초반에 최고 부흥기를 맞이하였던 홍콩 영화. 하지만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홍콩의 중국 본토 반환 등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침체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에 주윤발과 성룡 등 많은 배우들이 헐리우드로 노선을 바꿨으나 유덕화는 2002년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 맥이 끊겼던 홍콩 느와르의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게 된다. 

무간도로 홍콩 느와르를 부활시키다
무간도로 홍콩 느와르를 부활시키다

영화 무간도에서 유덕화는 경찰에 잠입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게 되는 갱단의 스파이인 유건명으로 분하여 엄청난 열연을 보였다. 3부작으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헐리우드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디파티드’로 리메이크 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는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결혼 후 어린 딸의 육아를 병행하는 등 아버지로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등 모범적인 가장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공식 석상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그의 나이가 57세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동안을 유지하고 있다. 

무려 30년이 넘도록 자신의 커리어와 인기를 유지해 오고 있는 유덕화. 이제 홍콩 영화의 부흥기를 지났을지는 몰라도 유덕화는 끝나지 않았다. 그가 또다시 무간도와 같은 걸세출의 작품을 들고 우리에게 돌아오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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