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연일 들리는 청년 실업률 상승 소식. 장기화 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다양한 방도에도 청년 실업 문제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까지 진입하면서 경제에 힘을 실어 줄 청년들의 높은 실업률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한 풍속이 유사한 상황인 우리나라에도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다능공(多能工)’이라는 신조어로 말 그대로 다양한 기능이나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인재를 뜻한다. 물론 취업 자체에 대한 의지가 없는 청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취업에 대해 간절한 청년의 경우라면 ‘다능공’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3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일본의 건설/인테리어 분야에서 각각의 과정과 작업을 한꺼번에 동시에 맡아 일할 수 있는 다능공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KOTRA는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자리ㅔ를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중년층에게 ‘다능공’이 취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다능공 육성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청년 취업난에 ‘묘수’로 보이는 다능공이, 역설적이게도 ‘구인난’으로 인해 고안된 직업풍속이라는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여러 직종 중 건설업의 유효구인배율 수치는 현재 6을 넘어서고 있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활동 중인 한 명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의 수를 의미하는 수치로, 일자리 수와 구직자 수의 비율을 나타낸다. 쉽게 유효구인배율이 6이라는 말은 일자리 수가 일을 구하는 사람 수에 비해 무려 6배나 많다는 말이다. 이렇게 구직난은 구직난대로 구인난은 구인난대로 심화되자 국토교통성은 지난 5월 건설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능공의 육성을 지원하는 ‘다능공화 모델사업’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이다. 공무원, 대기업 등 일부 선호 직종을 제외한 나머지 직군과 중소기업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취업난이 무색할 만큼 ‘구인난’이 빚어지며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구직자 스스로는 본인의 경쟁력을 키우고,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은 여러 업무를 처리해 줄 다재다능한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다능공 육성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다능공이라고 해서 업무 강도가 가중되는 것이 아닌 선에서 말이다.

이와 더불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의 경우 스스로 ‘다능공’이 되어 경쟁력을 키운 후 일본 취업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큰 도약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오기도 한다. 그 일환으로 KOTRA에서 주관하는 글로벌취업박람회에도 일본 건설사가 대거 참가하고 있는데, KOTRA 관계자는 “한국 청년의 일본 취업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글로벌 인재 채용에 적극적인 일본 건설 업종에서 다능공으로 해외 취업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다능공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다능을 증명할 자격증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현재 국비로 진행되는 무료 교육과정도 많아 취업이 간절한 사람이 돌파구로 삼아 볼 만 하다.

건설업뿐만 아니라 세분화 된 업무가 진행되는 직업 전반에 해당하는 ‘다능공’. 일을 하고 싶은데 일을 구하지 못하는 구직자가 있다면 자신의 경쟁력을 돌아보고 일본의 ‘다능공’ 현상을 예의 주시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앞서 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고공행진 하는 우리 사회에 적절한 해법을 찾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다양하게 시도되기를 바라며, 그 중심에 기본적으로 일하고 싶은 욕구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묘수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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