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수습기자] 분단의 세월이 지속되면서 남과 북의 언어에 많은 차이가 생겨났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일지 모르나, 몇몇 단어들은 한참을 생각하게 할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같은 단어이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는 단어도 있고 표기법이 다른 경우도 있다. 또 두음법칙 적용 여부와 외래어 표기 방법 역시 다르다. 물론 모든 나라는 지역마다 방언이 있고 표현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그 중심이 되는 표준어가 있다. 그래서 언어생활 통합이 되기 위한 기준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0월 9일 한글날 축사를 통해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을 재개하자고 밝혔다. 남북공동편찬사업은 2005년 위원회를 결성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남북 관계의 기복으로 2015년 12월 중국 다롄에서 제25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를 끝으로 사전 편찬이 잠시 주춤한 상태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겨레말큰사전은 남북한의 언어통일을 목적으로 분단 이후 국어학자들이 함께 편찬하는 첫 사전이다. 남북에서 뜻이 달라진 낱말의 뜻을 풀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공통으로 쓰는 말은 우선 올리고, 차이 나는 것은 남과 북이 합의하여 단일화한 올림말을 싣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어를 표준어에 단순 대응시키지 않고 자세하게 뜻풀이해 기존의 남북 사전에 수록되지 못했던 지역어 및 문헌어를 광범위하게 조사하여 올림말로 수록한다. 그리고 남북의 언어학자들이 형태 표기를 함께 작성하여 편찬한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총 4가지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올림말 선정 작업인데 남북 양측이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수록된 올림말에서 선별한 어휘와 남북 및 해외에서 발굴한 새 어휘를 겨레말큰사전에 수록할 올림말로 선정한다.

다음은 집필 작업이다. 남북의 편찬위원들이 논의하여 작성한 집필 요강에 따라 2009년부터 올림말 집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남북에서 각각 집필한 원고를 상대측에서 2차례 이상 검토한다. 다시 검토된 원고는 다시 남북 공동회의에서 논의하여 합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다음은 새 어휘 조사 작업이다. 지역어 조사와 문헌어 조사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남북 및 해외 동포 사회에서 널리 쓰이면서도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어휘를 발굴하여 수록한다. 

마지막으로 형태 표기 작업이다. 남북의 형태 표기 전문가들이 자모 배열순서, 두음법칙, 사이시옷 표기,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 등 남과 북에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형태 표기를 통일하는 작업을 한다. 이 통일된 형태 표기를 집필 작업에 적용하게 된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은 쉽지 않은 작업이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지금도 남북은 분단의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언어를 포함하여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 남북의 언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서는 민족의 화합을 위해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