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명품에 대한 인기가 여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해 그 반대의 분위기도 일고 있다. 세련됨으로 무장한 가짜, ‘클래시 페이크’가 주목받고 있다.
 
클래시 페이크란 ‘세련된’이라는 의미의 단어 ‘Classy’와 ‘가짜’라는 의미의 ‘Fake’가 만나 만들어진 신조어다. 창의성과 새로움이라는 가치에 집중해 오리지널, 진짜보다 가치 있는 ‘가짜’를 소비하려는 현상이다. 이러한 형태의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페이크슈머(Fakesumer)라고도 한다.

패션계에서는 인조 모피나 인조 가죽이 클래시 페이크의 예로 들 수 있다. 동물의 가죽과 모피는 명품 가방의 재료로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물 복지와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동물성 제품에 대한 반대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품질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고 다채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비난의 화살도 피할 수 있는 인조 모피, 가죽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클래시 페이크 현상은 패션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재료 식품에서도 적용이 되는데, 친환경 식품을 개발하는 햄튼크릭 푸드의 경우 40개 국가의 식물 원료 1,500여 종을 추출해 실험한 끝에 인조 달걀 ‘비욘드 에그’를 만들어 냈다.
 
이들이 만든 비욘드 에그는 파우더 형태의 인조 달걀로, 기존 달걀보다 저렴하면서 맛은 더 좋고 영양학적 가치가 더 높다. 무엇보다 이 달걀은 인체에 해가 된다고 알려져 있는 동물성 달걀을 줄이고 땅, 물,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 공장형 양계업을 줄이고 닭의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는 대책으로 꼽히고 있다. 진짜인 달걀보다 더 가치 있는 가짜인 셈이다.
 
물론 이런 가짜가 주목받는 현상은 최근의 일이다. 과거 아무리 동물 복지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 해도 진짜라는 핵심가치를 이겨내진 못 했다. 그러나 환경이나 명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이를 대체할 기술이 발달하면서 세련된 가치를 가진 가짜가 진짜를 앞서나가게 된 것이다.
 
이런 흐름은 패션, 식품, 문화를 넘어 여러 분야에서 점점 퍼져나가게 하고 있다. 세련된 가짜 ‘클래시 페이크’가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 앞으로 등장할 진짜의 가치를 넘어서는 가짜들의 반란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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