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김미양] 외국인이 한국에 관광을 오면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의 빨리빨리문화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든지 빨리하려는 성향을 지녔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성향은 특정한 업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속 자신의 성격이 급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알아보자.

한 끼 식사대용으로 많이 찾는 컵라면. 우리는 컵라면을 먹을 때 성격이 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컵라면을 먹기 위해서는 컵라면에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라면이 익기 기다리는 3분은 너무나 길게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단 3분을 참지 못하고 닫아두었던 뚜껑을 열어 면이 익었나 확인해보지만, 역시 익었을 리가 없다. 이런 순간이면 자신의 성격이 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친구들과 혹은 회사의 회식 자리에서 자주 먹는 고기를 통해서도 급한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고기는 불판에 올려 열로 서서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종종 고기가 익는 시간이 유난히 오래 걸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고기가 다 익었는지 뒤집어서 확인해보지만, 아직 한참 남은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심하면 쉴 새 없이 고기를 뒤집어 익었는지를 확인해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이런 순간이면 자신이 급한 성격임을 알게 된다.

커피 자판기 앞에서도 급한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커피 자판기에 동전을 놓고 원하는 음료를 누르면 길어야 20초면 주문한 음료가 나온다. 하지만 음료가 곧 완성됨을 알리는 자판기의 깜빡이는 불빛을 보면 참지 못하고 미리 손을 넣어 음료를 빼가고는 한다. 간혹 미리 컵을 빼가려다가 뜨거운 음료가 튀어 손을 데는 참사도 발생한다.

학교나 회사에서도 급한 성격을 관찰할 수 있다. 학창시절 수업 종료종이 울리기 몇 분 전이면 분주해지는 친구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종이 울리면 누구보다 빨리 교실을 빠져나가기 위해 미리 가방을 정리하거나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중이다. 같은 사례로 회사에서 퇴근 시간 전에 가방부터 챙기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나가는 시간에 큰 차이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자신의 성격이 급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현금인출기나 마트 등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급한 성격이다. 현금인출기나 마트의 계산대는 줄을 서야 자신의 차례가 온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돈을 뽑거나 물건을 계산하기 위해 짧은 줄을 찾아 동분서주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줄이 가장 빨리 줄어들지 예상하기란 어렵고, 결국 어디를 가든 똑같은 시간을 지체했을 거라고 느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도 자신의 성격이 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끝나갈 때쯤이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우, 상대방이 통화 중인데 전화를 안 받는다고 계속해서 전화를 하는 경우, 다가오는 버스를 미리 올라타기 위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도로로 버스를 마중 나가는 경우 등 한국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다양한 급한 성격 사례가 존재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아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이 꽤나 급한 편이라며 비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에는 급한 성격으로 말미암은 부지런함이 한몫했다는 평가도 있다. 따라서 급한 성격을 무조건 비판할 일은 아니다. 다만, 무슨 일이든 너무 급하게 처리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평소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생활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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