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요즘 서점에 들어서면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책들이 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제목만 처음 들으면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인가 싶지만 이 책들은 모두 남이 아닌 나를 돌보면서 살아가자는 공통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이러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만 보더라도 요즘 젊은 층의 트렌드는 타인과의 관계보다 나 자신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남들의 눈을 의식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사려는 움직임은 20대의 소비 형태 ‘온미맨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출처_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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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미맨드란 나의 개성과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나를 위한 소비 형태’를 말한다. 이 용어는 소비자의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 ‘온디맨드(On-Demand)’에서 유래 했는데, 여기에서 나(me)의 의미가 강조되어 ‘온미맨드(on memand)’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온미맨드의 주체인 20대는 개성과 개인화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세대인 만큼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기성세대와 비교해 사고와 행동 양식에서 차이가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20대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가족 단위로 생각하기 보다는 혼자 살면서 내가 먹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들이 보여주는 소비형태의 핵심은 ‘나성비’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20대는 소비를 결정할 때 물리적 가치인 가격보다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가치인 만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 대비 큰 효용을 추구하는 가성비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의 만족도를 더욱 중시하는 ‘나성비’에 의해 소비가 극대화 된다. 예를 들자면 이들은 똑같은 성능의 제품에 특정 캐릭터가 들어간 상품의 가격이 훨씬 비싸더라도 기꺼이 나의 만족을 위해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타인보다 자신의 생각을 중심에 두기 때문에 남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소비를 한다. 하루 알바비를 뛰어넘는 피규어를 구매하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고, 남들이 별로라고 하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관심이 있고 호기심이 생긴다면 구매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온미맨드가 자신만을 위한 사치스러운 소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세대에 비해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20대는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면서 만족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보력을 발휘해 구매를 결정한다. 이들은 사전에 인터넷 검색이나 SNS를 통해서 관련 정보를 꼼꼼히 파악하고 실제 후기와 광고를 구별해내 구매를 결정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제 우리 사회 전반으로 개인화 되는 모습이 명백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고, ‘나’를 중심 가치로 두려는 20대의 적극적인 소비가 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최근 온미맨드와 관련된 게임, 여행, 아이돌 굿즈 등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자기만족을 극대화 하는 삶, 자신을 위한 자유로운 소비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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