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 디자인 이정선]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축구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특히 독일팀의 축구선수 외질을 향한 독일 내의 비난이 거세게 일었는데, 그 이유가 인종차별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질은 이에 독일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장문의 입장 표명을 했다. 외질의 글에는 그동안 자신이 독일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터키계 독일인으로서 인종차별을 당해왔다는 내용이 담겼고 이는 곧 ‘ME TWO’운동의 시작이 됐다.

‘ME TWO’란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폭로 운동 ‘ME TOO’처럼 유색인종이 자신이 받아온 인종차별을 폭로하며 사회적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이다. 그 명칭은 사회 활동가 칸이 ‘ME TWO’ 캠페인을 시작하며 외질이 입장 표명문에 쓴 독일인과 터키인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에서 따온 것이다.

외질의 경우 그가 받은 비난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인지 인종적인 이유 때문인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그 여부를 떠나 이를 계기로 독일 내에서 존재하던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에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겪어 온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SNS를 통해 폭발적인 #ME TWO를 쏟아 냈다. 

이처럼 유독 독일에서 ‘ME TWO’가 더 활발히 불거진 데에는 이전에 난민에 의한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난 바 있어 독일 사회 전반적으로 이민자에 대한 거부반응, 외국인 혐오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자유와 평등이 강조되는 현시대까지도 뿌리 깊은 무의식에 남아 있는 인종 차별 문제는 독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인종 차별의 시작은 신대륙 발견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국주의를 펼치며 영토를 확장하던 백인들은 식민지배를 합리화할 명분이 필요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백인들이 만들어낸 인종주의이다. 이는 생물학적인 특징이 그 사람의 지능, 도덕, 능력 등의 차이를 결정한다는 사고방식에 따라 백인종은 우수하고 유색인종은 열등하다는 이데올로기이다.

근거 없는 이론 속에 오랜 시간 착취당하고 같은 인간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전 세계의 유색인종들은 역사 속에서 꾸준히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법적으로 인종차별이 금지되었지만 여전히 사회적 인식 속에서는 차별이 만연한 상황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미국의 커피전문점에서 흑인 고객을 차별한 사건도 큰 이슈가 되었다.

현시대의 인종 차별 반대 운동 ‘ME TWO’는 외질의 정치적인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가 독일 팬으로부터 들었던 인종차별적 폭언 등을 고려해볼 때 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인종 차별이 더 이상 구시대의 문제가 아닌 현시대의 문제라는 심각성을 깨우치고 더욱 적극적인 전 세계적 노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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