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시장에 획기적인 상품 A가 나와서 인기를 끈다. 그리고 곧이어 비슷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행처럼 상품 A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면 또 다른 새로운 상품 B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비슷한 행보가 반복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퍼스트 무버란 말 그대로 먼저 움직이는 사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를 의미한다. 이는 주로 패스트 팔로어, 즉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기업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산업의 변화를 먼저 주도하는 창의적인 선도자’를 말한다.

출처_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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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의 최근 예로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내놓은 애플을 들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무선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 기기가 존재하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어폰처럼 초소형 사이즈에 전선만 사라진 형태는 애플에 의해 처음 등장했다.

애플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어 이어폰 치고 높은 가격임에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사실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제품으로 다가왔고 보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선호도가 높지 않았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신선함과 편리함을 느끼고 찾게 되었다.

이후 다양한 업체에서 너도나도 무선 블루투스 기능을 가진 초소형 이어폰을 내놓기 시작했고, 이제는 대중교통에서 무선이어폰을 쓰는 사람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발빠르게 변화를 팔로우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처음 이어폰 시장의 변화를 이끈 것은 ‘퍼스트 무버’ 애플이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환경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사례 외에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기술의 선도적 위치로 나서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트렌드를 읽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로 다양한 기술을 경험해야한다. 

한편 중국처럼 실험적 기술을 많이 시도할 수 있는 환경에 비해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은 퍼스트 무버보다는 패스트 팔로어의 형태를 많이 취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대해 장화진 한국IBM 대표이사는 지난 5월 열린 씽크 코리아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규제 개혁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규제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기술이 많음은 물론, 개혁을 기다리다보면 퍼스트 무버로 나설 기회를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이미 누군가 혁신을 이루어놓은 분야를 빠르게 벤치마킹하고 파고드는 전략은 과거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제는 따라가는 위치만 고수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왔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선두를 달릴 기회를 잡으려면 기업과 정부차원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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