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옆에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생겨 주민 200여명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주변지반이 안정적이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오전 4시 38분쯤 금천구 가산동 한 신축 건물 공사현장과 주변에 땅꺼짐 현상이 발견돼 인근 아파트 주민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후 한국지반공학회는 사고 현장의 안전진단을 했고, 땅꺼짐 현장 주변 지반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집으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금천구 땅꺼짐 현상이 나타나기 열흘 전부터 아파트 균열이 시작되는 등 전조증상을 보여 주민들이 민원을 넣었던 바 있다.

사진=MBC뉴스캡처

아파트 주민 김모(58·여)씨는 사고 당시 연합뉴스에 “어제저녁부터 ‘다다다’하고 지진이 나는 것처럼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너무 심해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새벽에 갑자기 굉음이 들려 집 밖으로 나왔더니 땅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린 것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몇몇 주민들은 비 때문에 싱크홀이 생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사고가 나기 열흘 전 아파트단지 주차장 바닥에 균열이 발생했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2일 금천구청에 ‘위험요소 파악 및 공사중단 요청 민원’ 공문을 보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주차장 콘크리트가 갈라져 지반 침하가 우려된다며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다.

주민 ㄱ씨는 “비가 많이 와서 사고 난 것이 아니다. 이미 열흘 전 주차장에 금이 갔다”며 “공사하면서 계속 소음이 심했고 징후가 있었다. 구청이 졸속으로 오피스텔 인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구청에 민원이 접수됐지만, 담당 부서는 전날 퇴근 무렵 관련 서류를 받아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밀 조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보강 조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공사는 당분간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소방당국과 금천구청은 땅꺼짐 발생 현장과 인접한 아파트 2개 동을 안전 진단한 결과 큰 위험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초 소방당국은 아파트 전체 18개 동 중 1개 동이 5도가량 기운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재까지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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