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 디자인 이연선] 혼자서는 해내지 못하지만 다수가 함께 일을 해내는 것. 우리는 협업을 통해 성공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학생 때는 조별 과제일 수도 있고, 사회인이 되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고 그 형태는 다양하다.

이때 공동의 결과물에서 내가 기여한 비중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일이 성공했을 때와 실패했을 때 과연 우리는 두 경우에 똑같이 기여했다고 느낄까? ‘베네펙턴스 효과’에 따르면 인간은 일의 결과에 따라서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네 탓’으로 사고한다.

베네펙턴스란 이득을 뜻하는 ‘BENEFIT’과 결과를 뜻하는 ‘EFFECT’의 합성어다. 즉 베네펙턴스 효과는 이득이 되는 긍정적인 결과에 자신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과장하지만, 손해가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에는 자신이 연관되어 있음을 회피하고 책임을 가볍게 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베네펙턴스 효과’는 사회심리학자 앤서니 그린월드에 의해 심리학적으로 처음 명명되었다.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지 않고 왜곡의 과정을 거친다. 이때 인간은 자기 존중 욕구와 사회적 인정 욕구에 기인해 실제 인식과 행동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성공의 공로는 실제보다 과하게, 실패에 대한 책임은 실제보다 약하게 여기는 자기기만의 확장으로 베네펙턴스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현상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어져 온 듯 보인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고, 영어권에는 “서투른 목수가 연장 탓한다(A bad workman always blames his tools)”라는 관용어가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희생양 제물의 개념은 베네펙턴스 효과와 맥락을 같이 한다. 유대교에서는 인간 세계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신 앞에 양이나 염소를 제물로 바치는 속죄 의식을 행했다. 즉, 양이나 염소가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인간은 책임을 그들에게 전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서부터 나오는 베네펙턴스 효과는 현대인의 직장 문화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산업조직심리학 박사 벤 대트너의 저서 ‘비난 게임’에서는 직장 내에서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고, 책임은 남에게 돌리려는 현상은 물론 남의 공로를 가로채는 등의 모습이 경기가 안 좋을 때일수록, 사안이 중대할수록,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할 때일수록 심해진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 조직이 이루어낸 성과는 협업의 결과물이다. 이를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자칫 교만함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 인간은 본성만으로 살아가지 않고 교육을 거쳐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 베네펙터스 효과에 대해 인지했다면 조직 속의 자신을 한번쯤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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