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전 세계 E-COMMERCE 시장은 아마존이 거머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그리고 아시아까지 진출해 각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일본은 조금 다르다. 아마존 닷컴 재팬, 야후 재팬 등 미국 태생의 기업들이 들어선 가운데 순수 일본계 기업 ‘라쿠텐(Rakuten)’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_미키타니 히로시 CEO 인스타그램]

1997년 CEO 미키타니 히로시는 전자상거래를 바탕으로 ‘라쿠텐’을 창업했고 인터넷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 등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이른바 일본의 ‘아마존’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공룡기업 ‘라쿠텐’의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돈과 지위를 잃는 것보다 더 큰 리스크는 인생을 후회하는 것”

[출처_미키타니 히로시 CEO 인스타그램]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키타니 히로시는 55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여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부유한 기업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항상 "인생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돈과 지위를 잃어버리는 게 아니다. 인생을 후회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이러한 신념을 가제 된 첫 번째 원인은 미국 연수다. 첫 직장이었던 일본흥업은행에서 보내준 2년간의 미국 연수에서 그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미국식 창업 마인드에 큰 감명을 받고 돌아온다.

그런데 1995년 그가 살던 고베 시를 중심으로 진도 7의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그는 한 번 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이 대지진으로 함께 자란 가족과 친구를 잃게 되는 등 미키타니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교훈을 얻는 기지를 발휘했다. 지인의 죽음을 통해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는 사실과 과감하게 도전하는 삶을 결심한 미키타니는 슬픔과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지금의 ‘라쿠텐’을 만들어 냈다.

“오지 않는다면 직접 발로 뛰어라”

[출처_Flickr]

도전과 변화를 인생에 중점을 둔 미키타니의 눈에 들어온 사업은 ‘인터넷’이었다. 1997년 2월 당시 인터넷은 일본에 막 태동하고 있는 상태였다. 미키타니는 앞으로 이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 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가능성을 보고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한다. 물론 가능성을 미키타니만 본 것은 아니었다. 당시 NEC, 후지쓰 등 일본의 대기업이 이미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 사이에서 라쿠텐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바로 기존 대기업들과의 두 가지 차별점 때문이었다. 첫째는 저렴한 입점료다. 전자상거래라는 신생분야에 월 수십만 엔이라는 비싼 입점료를 감당할 판매자는 매우 적었다. 이럼점을 감안해 라쿠텐은 이를 5만 엔만 받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둘째는 발로 뛰는 것이었다. 그는 입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전 직원들을 동원해 판매자들을 직접만나 설득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비스 2개월 만에 50개, 반 년 만에 100개의 판매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유연성을 기반으로 라쿠텐을 모든 영역으로 확장”

[출처_Flickr]

미키타니가 항상 강조하는 또 하나는 ‘유연성’이다. 그가 말하는 유연성은 경영자, 경영 방식, 사원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을 읽을 수 있는 역량과 재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이 없다면 경영자라도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유연성은 그의 경영 방식에도 적용된다. 현재 라쿠텐은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유망한 서비스를 인수해 거의 대부분의 사업으로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차량 공유 서비스에 3억 달러를 투자하더니 GM과 손잡고 무인 택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그리고 지난 2월 말에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기술 컨퍼런스 ‘MWC 2018’에서 라쿠텐 슈퍼 포인트를 가상화폐인 '라쿠텐 코인'으로 재편하겠다고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는 전 세계 누구나 라쿠텐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포부다.

[출처_미키타니 히로시 CEO 인스타그램]

그가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도 유망한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변화에 직접 도전하고 두려워하지 않았던 담대함 때문이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해외 기업의 도전을 받기 시작한 상황이므로 라쿠텐 CEO 미키타니를 통해 ‘담대함’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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