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지난 4월 1일 만우절. 한 소셜커머스사이트가 ‘우주여행 상품’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달까지 여행이 약 1억 4백만 원, 화성까지 여행이 약 14억, 금성까지 약 18억, 수성까지 약 19억의 우주여행 패키지가 등장한 것이다. 만우절을 맞이해 유쾌한 이벤트가 펼쳐진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시작된 이벤트지만 사실 실제로 우주를 다녀온 사람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이소연 박사다. 소셜커머스에서 제시된 여행비용과 비교해 무려 최소 13배에서 최대 260배가 되는 비용, ‘260억원’의 정부 지원으로 우주에 다녀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2일까지 휴직상태였던 이소연 박사가 7월 21일 제출한 퇴직서를 12일 수리해 퇴직을 확정했다”고 밝혔고, 우주인 배출 사업이 일회성 우주관광으로 그쳤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260억 원을 들여 이소연씨를 열흘간 우주에 머물게 했다. 이후 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2년간의 의무 복무 기한을 끝내고 돌연 2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서가(MBA) 과정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교포 의사와 결혼을 하며 미국에 머물게 됐다.

당시 ‘먹튀’논란이 일긴 했지만, 이소연씨는 어디서든 우주 항공에 이바지하기 위한 학업의 과정 중 하나라고 전하며 ‘먹튀’논란은 일단락 됐다. 그런데 오는 7월, 결국 이소연씨는 항우연을 퇴사하겠다고 밝혔고 12일 그의 퇴직이 수리됨에 따라 대한민국에는 더 이상 우주인이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씨의 항우연 퇴사로 또다시 ‘먹튀’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물론 이소연씨의 결정이 계약상 문제가 없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또한 열악한 우리나라의 우주 현실을 외면한 채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점도 동의한다.

하지만 260억 원은 어느 한 지역의 위한 투자도, 지원도 아니었다. 이것이 바로 ‘먹튀’논란이 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멀리보아 한국항공사업을 위한 투자이자 가까이는 최초의 우주인 양성을 위한 투자였다. 그런데 우주인 양성을 위한 투자는 지극히 이소연씨 개인을 위한 투자로 끝나버렸고, 멀리보고 투자한 한국항공사업에도 지속적인 성과 없이 중단됐다는 점이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진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지원금은 10억원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소연씨의 개인적인 선택을 이해하기 힘든 이유다.

개인의 무책임 그리고 터무니없고 미비한 정책으로 260억 원의 공든탑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순간,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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