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연선] 비는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아가 아름다운 빗소리로 거리를 로맨틱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 이것이 더해지면 로맨틱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공포로 바뀌게 된다. 이것의 정체는 바로 ‘번개’이다. 고대인들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번개는 현대에 와서도 많은 사람에게 공포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번개는 왜 치는 것일까? 번개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자.

번개란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꽃을 말한다. 번개는 주로 소나기구름같이 격렬하게 상승하는 대기에서 발생한다. 소나기구름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구름 속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서로 마찰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구름의 아래쪽은 음전하, 위쪽은 양전하가 모이게 된다. 이렇게 모인 전하가 구름의 내부에서 서로 만나거나, 구름이 땅 위를 지나가면서 정전기 유도 현상에 의해 생긴 땅 위의 양전하를 만나게 되면 번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번개와 벼락, 천둥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흔히 번개라고 말하는 것은 구름 내부에서 발생하는 불꽃을 말한다. 이어 우리가 흔히 번개라고 하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꽃은 벼락 혹은 낙뢰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천둥이란 번개의 소리를 말한다. 번개가 발생할 때 열과 함께 주변 공기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충격파음을 발생시키는데, 이 소리가 천둥인 것이다. 하지만 국어사전에서는 포괄적으로 벼락과 낙뢰, 그리고 뇌운 내부에서의 방전 현상(번개)까지 번개라고 총칭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편, 번개의 빛과 천둥소리를 이용해 번개가 친 곳과 현재 내가 있는 곳 사이의 거리를 구할 수도 있다. 빛은 소리보다 빠르기 때문에 번개의 빛이 번쩍이고 이후에 천둥소리가 들리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번개의 빛이 번쩍인 이후 몇 초 만에 천둥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고, 소리의 이동 속도인 340m/s를 곱하면 번개가 친 장소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번개의 빛이 번쩍이고 10초 후에 천둥소리가 들렸다면 번개는 3,4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는 뜻이 된다.

만약 이러한 번개에 맞는다면 어떻게 될까? 번개는 그 온도가 수만 도에 달할 정도로 뜨겁다. 따라서 운이 나쁘게도 번개에 맞게 된다면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렇게 번개에 맞아 사망하는 것을 진사(震死)라고 한다.

하지만 의외로 번개를 맞고도 살아남을 확률은 높다. 감전 사고와 달리 번개는 전류가 흐르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전류가 심장만 통과하지 않는다면 생명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류를 사용하는 신경계에 손상을 입힐 수는 있다.

이처럼 위험한 번개가 칠 때,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 우선 번개가 치면 차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 전기는 도체의 표면에만 흐르기 때문에 차에 벼락이 떨어진다고 해도 차 내부는 안전하다. 또한, 비행기 안도 안전하다. 번개가 비행기에 떨어지면 비행기의 날개 양쪽 끝부분을 통로로 삼아 지나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건물 안에 있는 것이다. 건물의 꼭대기에 설치된 피뢰침이 벼락을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게 한다.

그렇다면 번개는 위험하기만 한 존재일까? 사실 번개는 지구 환경에 이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벼락이 치면 비료의 3요소 중 하나인 공기 중 질소가 압축되어 토양에 섞이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는 데 좋은 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번개의 원리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줄 예정이다.

지금까지 번개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아보았다. 번개는 아직 밝혀진 것보다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은 미지의 존재이다. 이에 전 세계에서 번개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번개가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닌 비료 이상의 중요한 자원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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