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이정선] 최근 젊은 층에서는 명품 가방 대신 명품 브랜드의 화장품이나 프리미엄 향수 등 작은 규모의 고급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한 백화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일반 향수의 매출이 9%를 기록한 반면 천연향을 사용해 희소성을 높인 프리미엄 향수는 16%에 가까운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작은 규모의 고급 아이템을 구매하는 트렌트를 ‘스몰 럭셔리’라고 한다.

다시 말해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란 값비싼 명품 자동차나 가방을 사는 대신 비교적 저가인 화장품이나 프리미엄 식품을 구매하는 ‘작은 사치’를 말한다. 큰 지출이 부담스러운 경우,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소규모의 명품 소비를 통해 값비싼 제품을 사는 것과 유사한 만족감을 얻는다.

스몰 럭셔리는 미국의 경제학자들 사이에 탄생한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의 개념과 연장선상에 있다. 립스틱 효과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경제가 어려워 전체적인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인 립스틱 매출은 오르는 특이한 현상을 말한다. 경제가 어려워 큰 지출을 하기가 부담스러운 만큼 립스틱처럼 적은 지출로도 만족감이 큰 제품이 인기를 모으는 것이다. 스몰 럭셔리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고급 제품이 오히려 잘 팔린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론 립스틱 효과가 고급 화장품에 한정된 용어라면 스몰 럭셔리는 생활 잡화에서부터 프리미엄 식료품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범위가 확대된 개념이다.)

‘작은 사치’가 새로운 구매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명품에 열광하는 심리가 그 이유다. 값비싼 명품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있어 타인과의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두 번째, 앞서 언급된 어려운 경제상황과 같은 사회적 요인이다. 경제 상황이 불안하면 큰 지출을 꺼리게 되고 구매력이 줄어든다. 하지만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인 것. 소소한 제품으로 사치를 부려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그밖에 또 항공권, 각종 생활용품에까지도 스몰 럭셔리의 트렌드가 반영되어 그 범위는 다양한 품목에 이른다. 

큰 지출 없이 ‘작은 사치’를 부리는 것으로 만족을 가져다주는 스몰 럭셔리.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소비 능력을 벗어나는 과한 사치가 아닌 합리적 사치로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도 각광받는 소비 풍조로서 스몰 럭셔리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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