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현정]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일각에선 제노포비아(Xenophobia)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일부 포털사이트의 질문, 답변 코너에는 한 네티즌이 “흑인의 침이 튀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 아니냐” “회사에 흑인 직원이 있는데 일상생활 때 전염될 수 있나요?” 등 다소 극단적인 질문을 하는 상황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이방인이라는 의미의 ‘제노’(Xeno)와 혐오를 의미하는 ‘포비아’(Phobia)가 합성된 말로, 외국인 혐오증을 말한다.

▲ pixabay

무조건 다른 나라 사람을 미워하는 제노포비아는 비단 오늘 이야기만은 아니다. 본래 사람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 증가한 내국인의 실업률 증가 등 사회문제의 원인을 외국인에게 전가시키거나 특히 외국인과 관련한 강력 범죄가 알려지면 이런 제노포비아 현상이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고 한다.

문제는 그동안 동남아 지역의 일부 가난한 나라 출신들에게만 집중됐던 제노포비아 현상이 최근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전체 인구의 2.5%에 이르는 약 140만 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고, 국제결혼 가구 수도 25만 세대를 넘어간다.그런데 이와 더불어 외국인을 혐오하는 ‘제노포비아’도 확산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다문화사회가 진행된 유럽의 경우도 ‘제노포비아’가 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2005년 런던에서 56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테러, 프랑스 파리에서 120명이 넘는 경찰관이 부상당한 방화사건은 내국민의 차별로 인해 불안을 품은 외국인들에 의해 자행된 사건이다. 지금 한국에서 번지고 있는 제노포비아를 가볍게 봐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국가로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순혈주의 사상이 강하다. 따라서 소수 민족이나 타자의 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인 경향이 있다. 또 외국인들이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과 일자리 경쟁으로 내국인의 일자리가 감소되고, 복지가 축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외국인 노동자는 주로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국내 노동시장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각종 외국인 범죄가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면서 우리사회에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탓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은 편견일 뿐이다.

우리는 세계화, 다문화 시대에서 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다른 나라에 방문을 했는데 특히 ‘한국인’에 대한 무조건 혐오증을 드러낸다면 아무 이유 없이 당하는 우리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어느 누구도 제노포비아 현상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다.

나와 다름은 인정하되 우리는 모두 같은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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