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현정] 물을 사먹는 세상이다. ‘물을 사먹는다고? 하하하’ 비웃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어떤 물이 좋아?’라고 묻는다. 물을 사먹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물맛도 각양각색이다.

국내 생수시장은 연간 6천억 원 규모로 생수는 대형마트 음료 판매 순위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과즙음료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 백화점에서는 까다로운 고객들을 위해 ‘프리미엄 생수 코너’를 마련했을 정도다. 정말 물을 물로 보면 안될 것 같다.

▲ pixabay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수 종류만 100가지. 그래서인지 물을 사먹기 위해 마트에 가면 여간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다. 시중에 파는 물중에는 정작 알고 보면 같은 물인데 브랜드가 다르고 다른 물인데 브랜드가 같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 전국 65개 생수 업체 가운데 59곳이 2개 브랜드 이상의 사실상 같은 생수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수원지가 같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냥 브랜드에 따라 손길이 간다.

그렇다면 정말 수원지나 브랜드에 따라 수질에 차이가 있을까. 환경부 측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같은 수원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같은 샘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사실상 수질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또 전 세계 생수 제품의 절반가량은 수돗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알 필요가 있다. 수돗물에서 염소 성분을 제거하고 여기에 미네랄과 각종 첨가물을 넣어 만든 물을 시중에서 판매할 때는 수돗물보다 1천~2천 배 비싸게 받고 있다. 아무리 다른 첨가물이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건강과 미용에 도움이 되는 ‘좋은 물’이 많아지니 ‘입맛’과 ‘취향’에 따라 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수자원공사 수질분석연구센터 관계자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물을 가장 맛있다고 한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유럽 사람들은 에비앙이, 서울 사람은 아리수가, 충청도 사람은 대청댐이 수원인 수돗물을 가장 맛있다”고 이야기 했다.

어떤 물을 선택해 마시든 우리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지구촌 한편에선 마실 물이 없어 숨지는 아이들을 떠올린다면 물에 대한 소비를 너무 당연시할게 아니라 물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마셔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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