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그룹이 인양하겠다고 발표한 돈스코이호 (사진=신일그룹)

-신일그룹, 해수부에 돈스코이호 인양 신청 안해

신일그룹이 지난 17일 경북 울릉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이 회사 대표이사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제일제강주가가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제일제강 주가 상승은 앞서 지난 2000년 12월 15일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 발견 사실을 발표한 후 360원이던 주가가 10배 가까이 폭등했던 양상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시 동아건설이 자금난으로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배 인양은 중단됐다.

이번에 돈스코이호 인양설과 관련해서도 최근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가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제일제당의 주가가 전날부터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모양새다.

돈스코이호의 경우 과거에도 도진실업과 동아건설 등이 발굴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1980년대 초 도진실업이 배와 보물을 인양하기 위해 일본에서 잠수정을 도입하는 등 자금을 투입했으나 실패했다. 

신일그룹은 17일 돈스코이호 발견 사실을 알리면서 인양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발굴 승인신청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는 18일 “현재까지 신일그룹이 현재까지 돈스코이호 발굴 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바다에 매장돼있는 물건의 발굴에 관해서는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에 관련절차가 정해져 있는데 발굴 승인 권한은 지방해양수산청장에 위임돼 있다.

승인신청 시 작업계획서 등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매장물 추정가액의 10%에 해당하는 발굴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신일그룹이 주장하는 대로 150조원의 가치가 있는 금화가 실제로 실려 있다고 하면 보증금만 15조원을 내야한다는 얘기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증금은 발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측에서 추정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면서 “실제 발굴신청이 들어와야 관련내용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과 함께 관련주가 상승하는 만큼 신일그룹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신일그룹은 건설용 철강 전문업체인 ‘제일제강’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공시하는 등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는 지난 5일 제일제강 주식 201만1239주를 인수할 것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이어 류 대표는 지난 6일 제일제강 주식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9월 7일 주주총회를 거쳐 같은 달 12일 제일제강의 주주가 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류 대표는 아직 계약금만 납부한 상태이다. 류 대표는 다음달 12일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

한편 신일그룹은 이달 17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15일 오전 9시 50분쯤)했다고 밝혔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는 금괴와 금화 5500상자, 무게 200톤(현 시세 150조 원)의 보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신일그룹 탐사팀은 지난 14일 침몰 추정해역에서 유인잠수정 2대를 투입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박을 발견, 고해상도 영상카메라로 배에 장착된 포와 선체를 돈스코이호 설계도와 비교해 100%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5일과 16일 재탐사를 통해 함미에서 DONSKOII(돈스코이)라고 선명하게 적혀있는 함명을 발견하고 촬영했으며, 203mm 대포와 152mm 장거리포, 다수 기관총 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신일그룹은 인양 4단계 작업 중 첫 번째 선체탐지재작업, 두 번째 선체 식별재작업을 마쳤으며, 세 번째 선체 내 매장물 샘플링작업과 네 번째 선체 인양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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