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현정] 현재 살고 있는 집이나 다니고 있는 직장의 도로명주소 외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정부가 4000억 원 예산을 투입해 올 1월부터 도로명주소 제도를 실시해 사용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생소하고 불편해 하고 있다.

도로명주소는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주택ㆍ건물에는 도로를 따라 순차적으로 번호를 붙여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의해 표기하는 새로운 주소를 말한다.

정부는 주소체계를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 또 도로명 주소를 시행하면 국민 생활편익과 길찾기 비용 절감, 물류비 절감, 공공업무 효율성 증가 등으로 연간 4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하니 정말로 대단한 사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100년 동안 써오던 주소체계를 한꺼번에 바꾸려니 그만큼 진통도 따른다.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된 지 반년이 훌쩍 지난 현재, 여전히 지번주소에 의존하고 있는 곳이 많다.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방문자 수 기준 상위 웹 사이트 5천41곳의 회원 주소 처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28.9%인 1천460곳이 도로명주소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20만개 이상의 물건이 도착하는 택배 집하장의 경우도 마찬가지. 물건 10개 중 8개 이상은 모두 옛 지번주소가 적혀있다. 하지만 오히려 택배기사들은 옛 지번주소가 더 반갑다. 아직 도로명주소를 모두 다 외우지 못한 탓에 도로명주소로 된 물건은 다시 옛 지번주소를 일일이 확인을 해야지만 분류 및 배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명주소, 아직은 쓰기 불편하지만 쓰면 쓸수록 익숙해지고 편해질 수 있을까.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도로명주소 활성화를 위해 8월부터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다량 우편물에 대해 우편요금을 할인해준다고 한다.

할인 대상은 요금별납우편물 2천통 이상, 요금후납우편물 1천통 이상으로, 해당 사업자는 우편집중국 또는 배달 우체국에 주소목록 전산자료(DB)를 우편물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무엇보다 도로명주소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일단 국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일방적인 도로명주소 제도는 공공 부문에서만 사용하는 반쪽짜리 제도가 될 수밖에 없다.

편리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 만큼 도로명주소가 하루빨리 입에 착 감겨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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