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진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일반고 전성시대’라는 공약을 내건 조희연 교육감이 당선 되고, 그는 취임 첫날인 7월 1일 ‘자사고 관련 공약 이행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자사고 폐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자율형 사립고 교장들은 ‘자사고 폐지’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어제(30일)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은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해 조희연 교육감에게 거세게 항의 했다.

학부모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문제는 입시정책 위주의 교육인 것이지, 일반고의 황폐화가 자사고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자사고는 학교 간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을 줄일 수 있으며, 도입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자사고를 다시 폐지하겠다는 것은 사회적 비효율을 가져올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사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자율형사립고는 ‘교육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도록 한 자율학교, 즉 시범 운영하는 실험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학교인 것이다. 때문에 출범 후 문제점이 나타나면 폐지를 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정작 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말 그대로 ‘혼돈’이었다. 서울에 자사고에 재학중인 A양(18)은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너무 자주 바뀌는 교육 정책에 혼란스럽기만 하다”라는 말과 함께 한숨을 내 쉬었다.

일반고에 재학중인 B군(19)은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낙오자라는 인식이 있었다. 자사고 문제는 관심 없다. 결국은 그냥 대학만 가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전했다. 자사고든 일반고든 우리 아이들에게 모든 교육정책은 이미 혼돈이 되어 버렸고 그냥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아이’라며 체념을 하는 모습이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대한민국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아이’라는 것이다. 2014년 지금은 자사고의 문제로 혼돈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학력고사와 수학능력시험, 열린교육 시범시행, 7차 교육과정 등 대한민국에 태어나 교육받은 우리 모두는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아이였다.

현행 교사들은 자사고를 ‘4대강’과 비유할 정도로 심각성을 피력하며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등록금을 3배 가까이 내지만 학교의 시설이나 교육 여건, 환경 등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속도전으로 밀어붙여진 정책에 교육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때문에 자사고 폐지든 개혁이든 뭔가의 조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너무 잦은 교육변화로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라는 점은 제발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작 교육을 받는 사람은 학부모도, 어른들도 아닌 우리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학교가 빠른 교육보다는 바른 교육을 가르치는, 수학공식 하나 보다는 온라인에서의 예절교육을 배울 수 있는 참된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교육, 더 이상 실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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