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미양] 지난 2015년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빨대가 콧구멍에 꽂혀 보는 내내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던 거북이가 공개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를 계기로 플라스틱 빨대의 남용, 그리고 무분별하게 이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고 그로 인해 물에 뜨는 플라스틱 제품의 특성상 플라스틱 폐기물 섬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세계 각지에서 사용하고 무분별하게 버리는 ‘빨대’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일회용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부와 기업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독 '빨대'가 타깃이 된 이유는 빨대가 가볍고 작아서 재활용이 어려운 데다 소비자가 별 대수롭지 않게 버릴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플라스틱 그리고 빨대와의 전쟁에 앞장선 것은 미국과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1년까지 빨대와 페트병, 면봉 등 10여 종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고 스위스, 캐나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식당과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 커피스틱을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국가 차원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각 음료 체인 브랜드 역시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이를 따르기 위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스타벅스는 영국 900여개 매장 중 50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나 친환경 소재 빨대로 대체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맥도날드 역시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일부 지역에서 빨대 교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빨대’와의 전쟁에 한 발 늦은 상황이다. 환경부가 재활용폐기물관리종합대책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빨대’는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처럼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빨대 사용 실태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해외 동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빨대’ 대책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도 해외와는 달리 국내 대책마련에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외에서 빨대 대책에 적극적인 스타벅스의 경우도 우리나라 1200여개 매장에서는 여전히 플라스틱 컵과 빨대가 사용되고 있고 맥도날드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대책이 없는 실태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일회용 제품으로 인한 환경 파괴. 특히 그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빨대’의 위해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빨대와의 전쟁’이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 정말 많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로 인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현실에 직면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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