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정선] 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주목 받는 동물들이 있다. 바로 점쟁이 동물들이다. 이 동물들은 개막식이나 강팀들의 대결의 승리팀이나 대회우승팀 등을 맞추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과거로 어떤 점쟁이 동물들이 있었는지 그 계보를 알아보자.

1. 2018 러시아 월드컵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박물관/흰 고양이 ‘아킬레스’ (가장 최근)
지난 16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월드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이벤트 행사에서 아킬레스가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 예측에 나섰다. 아킬레스는 러시아의 승리를 예측했는데, 당시 러시아는 대회 최약체국으로 개막전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 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러시아의 5대0 대승, 아킬레스의 예언이 제대로 적중했다.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림포포 동물원/테이퍼 
테이퍼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코끼리 같은 긴 코, 돼지같은 생김새로 조물주가 동물들을 만들고 남음부분을 모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와 스웨덴 경기에서 스웨덴이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테이퍼의 예측이 적중해버렸다.

-영국 더비셔 한 농장/돼지 ‘미스틱 마커스’
지난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당선을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됐던 8살 난 돼지 ‘미스틱 마커스’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 최종 4강팀으로 벨기에,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우루과이를 뽑았다. 예측 방식은 32개의 국기가 꽂혀있는 사과 중에서 먼저 먹는 순으로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중 벨기에와 우루과이는 조별예선을 가뿐히 통과하고 8강까지 오르며 이번 대회에서 활약했다.  

-홍콩/흰색 말티즈 ‘다터우’
홍콩의 점쟁이 강아지 11살 난 ‘다터우’는 이번 대회 최종 우승팀으로 월드컵 조별예선 첫 출전 국가인 아이슬란드를 뽑았다. 조별예선 초반 아르헨티나와 1대1로 비기면서 이변을 연출하던 아이슬란드. 허나 월드컵의 벽은 높았다. 나이지리아와 크로아티아에 연달아 패배하며 조별예선 탈락했다. 

2. 2014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바다거북 '빅헤드’
브라질에 살고 있는 점쟁이 바다거북 할아버지 ‘빅헤드’. 당시 25살로 점쟁이 동물 중 최고령 동물이었던 빅헤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에서 브라질이 크로아티아를 이길 것이라고 점쳤다. 결과는 3대1 브라질이 승리하며 연륜이 넘치는 예언력을 보여줬다.  

-일본 닛코/원숭이 ‘에이타로’
일본에 살고 있는 원숭이 에이타로는 일본 유명 관광지 닛코의 명물이다. 예측방식은 벽에 붙은 팀과 선수 사진을 에이타로가 집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경기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드록바와 오카자키 신지가 1골씩 넣어 1-1 무승부, 그리스전에선 일본의 4-3 승리를 예언했다. 그리고 혼다와 가가와 신지의 활약으로 일본의 4강도 예언했다. 물론 이 대회에서 일본은 조별예선 탈락했다.
 
-영국/불독 ‘루’
영국에 살고 있는 불독 ‘루’는 맨체스터 시티의 2013-2014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예측하며 유명해진 바 있다. 루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패배로 끝났다. 

-두바이/낙타 ‘샤힌’
두바이 사막에 살고 있는 샤힌은 브라질-크로아티아, 스페인-네덜란드, 이탈리아-잉글랜드, 아르헨티나-보스니아 4경기에서 각각 승리팀을 브라질, 네덜란드, 이탈리아, 아르헨티나로  예언했는데 모두 적중하면서 신흥 점쟁이 동물로 떠올랐다. 샤힌의 경기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은 각 나라의 국기가 걸린 팻말을 양쪽에 두고 샤힌이 입으로 건드린 쪽이 승리하는 것이다. 

-독일 세렌게티 동물원/새끼 코끼리 ‘넬리’
올해로 8살 난 아프리카 코끼리 '넬리'는 승리예측 방식이 다소 특이하다. 경기를 하게 될 두 나라가 그려진 골대를 향해 공을 차고, 공이 들어간 골대가 승리팀이 되는 방식이다. 넬리는 지난 2006년 여자 월드컵과 2010년 월드컵, Euro 2012에서 33경기 중 30경기의 승리팀을  맞추는 등 대단한 신통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과 멕시코 경기에서 독일의 승리를 점쳤는데, 의외로 멕시코의 승리로 돌아가면서 확률이 떨어졌다. 

3.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 오버하우젠의 한 수족관/문어 ‘파울’
앞서 설명한 모든 점쟁이 동물들의 조상 격인 점쟁이 동물계의 끝판왕 독일 문어 ‘파울’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파울은 놀랍게도 독일의 조별리그 예선전의 결과 뿐 아니라 16강, 8강을 넘어 준결승전과 3-4위전,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까지 총 8경기에서 승리팀을 정확하게 맞추는 대단한 적중률을 선보였다. '파울'의 승리를 점치는 방식은 시합을 하게 될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 상자에 홍합을 넣고 어느 쪽 홍합을 먼저 먹는지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족집게다운 모습 때문에 한때 살해 협박까지 받기도 했다. 2010년 10월 26일 안타깝게도 '파울'은 해양생물박물관 수조에서 자연사했다.

독일 점쟁이 문어 ‘파울’로 시작된 전 세계 점쟁이 동물 열풍은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까지 불고 있다. 간혹 점쟁이 동물들의 예언을 믿고 사행성 도박에 큰돈을 거는 이들도 있는데 자신의 재산을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에 맡기고 싶은가? 부디 이런 이벤트는 재미로만 보고 큰 의미를 두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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