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시계 폭로 전 이인규 전 부장이 찍힌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이인규 정 부장, 논두렁 시계 폭로 왜 했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관련한 폭로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 전 부장은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고 검찰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전 부장은 과거 대검 중수부가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할 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고급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 전 부장은 25일 각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을 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장은 또 “‘거절하고 야단을 쳐서 돌려보냈는데도 결국 이런 파렴치한 짓을 꾸몄다. 정말 나쁜 X이다. 원세훈 원장님은 차관님 고등학교 선배 아니냐. 원세훈 원장에게 내가 정말 X자식이라고 하더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며 “검찰이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그동안의 보도 경위를 확인해봤다. 그 결과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간 국정원의 행태와 SBS 보도 내용, 원 전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도 했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관련 보도는 유감스러운 일이나 저를 포함한 검찰 누구도 이와 같은 보도를 의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시계 수수 보도를 자신이 기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거절한 바 있다”는 취지로 해명하기도 했다. 

이 전 부장은 “만일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장의 이 같은 적극적인 반박의 배경에는 이달 초 네티즌들에 의해 찍힌 사진이 중압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 수사대가 1년째 행방이 묘연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찾아냈다. 이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전 부장은 지난해 8월 검찰이 MB정부와 국정원의 정치공작 사건 조사를 본격화할 기미가 보이자 돌연 미국으로 떠나 도피성 출국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에 북미 거주 기혼 한인 여성 커뮤니티 ‘미시USA(MissyUSA)’ 등의 커뮤니티는 온라인 상에 자체 현상금을 내걸며 이인규 잡기에 열을 올렸다.

결국 이달 초 ‘미시USA’에 이 검사 일가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장면과 그가 타고간 자동차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식당 주차장에 있는 차들 사진을 모두 찍어 놓은 뒤 어떤 차를 타고 가는지도 확인했다”고 적었다. 

이에 다른 네티즌은 사진에 등록된 차량등록번호를 조회해 해당 차령이 이인규 소유인 것을 확인해 거주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검사의 근황이 언론에 보도되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이인규를 즉각 소환해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해 국정원 간부들이 이 전 부장을 만나 시계 수수 건을 언론에 흘려줘 적당히 망신을 주는 선에서 활용해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언론플레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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