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국제 정세에 있어 각 국가 마다의 전략은 그 속을 도통 알 수 없기에 이를 간파하기 위해 서로 고심한다. 특히 최근 북한을 둘러싼 평화의 기운을 두고 많은 추측과 전략이 거론되고 있다. 대다수가 일단은 현재 북한 발 ‘훈풍’에 반기는 경향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일관되지 않아 온 북한의 행보에 미루어 그들의 ‘성동격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충고 한다.

성동격서란 ‘상대편에게 그럴듯한 속임수를 써 허점이 드러나는 부분을 공략하는 수법’을 의미하는 중국의 고사성어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성동격서(聲東擊西)는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라는 뜻으로 상대를 교란하는 전략 중 하나이다. 원래 원문은 “성언격동(聲言擊東), 기실격서(其實擊西)”인데, 이를 줄여 성동격서라고 부른다.

성동격서는 당나라의 재상이던 두우(杜佑, 735∼812)가 편찬한 고서 ‘통전’에 등장하는 고사성어다. 통전 중 군사 부분의 이야기를 다룬 ‘병(兵)’전에 소개된 성동격서는 다음에서 유래 하였다.

중국 한나라의 유방과 초나라의 항우가 서로 전투를 하던 중 위기를 직감한 유방은 유능한 장군이던 한신(韓信)에게 묘수를 마련하게 했다. 이에 한신은 고민하던 중 특정 지역을 공격할 것처럼 그 주변에서 큰 소리를 내어 군사를 훈련시키는 등 의도적으로 전략을 노출했다. 때문에 상대방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한신의 전술을 비웃었다. 그러나 그 것이 바로 한신의 꾀였다. 한신은 적이 예상하며 방어를 준비하는 그 지역이 아닌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 다른 지역에 몰래 뗏목을 타고 습격했고, 큰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여기서 한신의 공이 높이 여겨지게 되며 한신의 전략을 비유한 성동격서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성동격서는 현재 ‘북한’을 둘러싸고 자주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현재 적극적인 평화의 제스처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들의 전통적인 화전양면 전술처럼 현재 역시 자칫 성동격서의 꾀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에서다.

특히 지난 5월, 북미정상회담 취소라는 이슈를 겪은 바 있어, 오늘 열리는 남북고위급회담이 ‘성동격서’일 수 있어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 뿐 만 아니라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자신들의 ‘안보’와 국제 정세 속 키를 쥐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성동격서’를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을 비롯한 미/중/일 등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성동격서에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즉 뻔히 드러나는 어떤 현상만을 두고 전략을 수립할 것이 아니라 성동격서를 필히 염두에 두면서 반전에 대비하는 똑똑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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