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주말 새벽, 어두운 연남동의 한 골목. 이곳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독특한 곳이 있다. 바로 리버풀FC(영국 축구 클럽) 팬들에겐 이미 성지로 알려진 축구 펍이자 국내 유일 리버풀FC 팬 펍(PUB)인 ‘봉황당’이다.

김성민 대표는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 그가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봉황당’ 김성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PART 1. 해외 펍(PUB) 문화를 국내에 전파하다.

[봉황당 김성민 대표_시선뉴스DB]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연남동에서 리버풀FC 팬 펍 봉황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민이라고 합니다.

-‘축구 펍’, 다소 생소한데 어떤 곳인가요?
언제나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고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접할 수 있는 펍이에요. 영국이나 미국에서 펍은 다이닝(DINING)에 관련된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을 하고, 그 장소에서 축구를 보는 문화가 잡혀있어요. 저는 그러한 문화를 한국으로 들여온 케이스인데요. 그중에서도 제가 팬인 리버풀FC와 펍을 접목 시켰지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축구 펍’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축구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당연히 축구 펍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리고 금전적인 이유로는 제가 아는 스포츠 중에서 축구가 가장 확장성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축구 펍을 만들었어요. 축구는 서포트 문화나 굿즈(goods, 상품) 사업, 전시 등 경기 외적으로도 퍼질 수 있는 문화가 많거든요. 그래서 축구 펍을 갖게 되면 이런 행사도 같이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돼요. 실제로 저도 그런 관련 업체들과 서로 니즈를 맞춰가며 여러 행사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행사를 통해서 온라인에 활동하는 많은 해외 축구 팬들을 오프라인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정적인 장을 만들고 싶어서 축구 펍을 만들게 됐습니다.

-축구 팬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는 이야기군요. 본업이 따로 있다고 들었어요. 원래 어떤 일을 하시나요?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쉽게 이야기하면 새로운 축구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해외에서는 축구 외적인 산업이 많이 발전되어 있어요. 저는 해외로 가서 그것들 중 알맞은 것을 탐색하고 선정해서 국내에 대행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아, 역시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셨군요. ‘봉황당’은 ‘리버풀FC’ 팬 펍이에요. 리버풀 FC의 팬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러시아에서 유학할 당시, 제 룸메이트가 리버풀에서 온 친구였어요. 그때 저는 좋아하는 축구팀은 따로 없었고 그냥 축구만 좋아하는 정도였는데 룸메이트가 터키에서 진행된 04-0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리버풀FC vs AC밀란) 티켓이 있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처음으로 경기를 보게 됐죠. 사실 그때는 리버풀FC보다 상대팀인 AC밀란의 세브첸코라는 선수를 좋아했어요, 하하. 근데 막상 가서 보니까 경기뿐만 아니라 팬 문화가 너무 충격적인 거에요. 그전까지는 정말 그렇게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그때 ‘월드컵과 같은 국가 대항전이 아닌 클럽 문화가 이렇게 사람을 즐겁게 하는구나‘ 이런 걸 처음 느끼게 되었고, 이후 일이나 여행 목적으로 영국을 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리버풀FC을 좋아하게 됐어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현지 펍과 한국의 펍은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나라는 좌식 문화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요. 그런데 해외의 일반적인 펍에서는 다 서서 경기를 시청해요. 한정된 공간에 사람을 많이 넣어야 하니까요. 제가 처음 영국 안필드(Anfield)에 있는 펍에 갔을 때 이런 문화에 너무 큰 인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도 리버풀FC 같은 경기는 테이블을 다 빼고 서서 봐요. 이런 문화를 주입시키는 과정이 되게 오래 걸렸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리버풀FC 경기가 아닌 다른 경기는 그렇게 못해요. 서서 보는 것을 이해를 못 하시더라고요.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축구 팬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까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길 것 같아요. 어떤 팬들이 기억에 남으세요?
기억에 남는 손님들은 리버풀FC를 조롱하거나 상대팀 유니폼을 입고 도발하는 손님들이에요. 근데 저는 이거 정말로 환영이에요. 저는 클럽 간 서로 견제하는 그런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축구 자체를 즐길 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진지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 자체도 ‘봉황당’ 외적인 일로 돈을 버는 사람이기 때문에 축구는 즐겁게 즐기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친구들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너무 많이 오면 곤란해지긴 합니다. 하하.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도발을 환영한다니, 의외인데요?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힘든 손님은 어떤 손님인가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나는 10년 차 팬이다, 15년 차 팬이다” 이런 거들먹이에요. 축구는 무조건 즐겼으면 좋겠는데, 이런 걸로 팬들 사이에서 그룹을 나누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근데 저는 그런 걸로 분열을 일으키고 그런 걸 되게 싫어해요. 이건 리버풀FC뿐만 아니라 모든 클럽에 해당하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축구는 시즌과 비시즌 기간이 있어요. 두 기간 간 수입차이가 클 것 같은데 어떤가요?
처음에는 그 차이가 정말 심했어요. 지금도 시즌기가 비시즌기보다 매출이 많기는 해요. 그래도 지금은 가게가 많이 알려져서 그 차이가 거의 없어졌어요. 시즌 때는 축구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로 매출이 높아지고, 비시즌 때는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듯 찾아오세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맞아요, ‘봉황당’은 흡사 리버풀 FC 박물관 같아서 구경하러 가는 기분이에요. 하하. 그럼 ‘봉황당’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축구가 경기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고, 함께 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기회가 별로 없었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해서 축구를 통한 다양한 즐거움을 알리고 싶어요. 이러다 보면 지금보다 발전된 새로운 축구 펍이 등장해서 더 재밌는 축구 문화를 만들어내겠죠. 이게 제가 ‘봉황당’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에요.

축구로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축구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봉황당’ 김성민 대표. 얼마 전, 그는 자신의 말처럼 축구라는 하나의 콘텐츠로 거대한 이벤트를 마련해 새벽에 축구 팬 700여 명을 모아 화제가 된 바 있다. 다음 시간에는 김성민 대표가 꿈꾸는 축구 문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