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지난해 10월 5일, A(36) 씨는 대구시 북구의 모 스포츠센터 주차장 관리실 부근에서 B(56) 씨의 손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A 씨는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B 씨가 관리실 옆에 손가방을 두고 청소를 하는 사이에 B 씨의 손가방을 훔쳐 달아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A 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그를 쫓기 시작했지만 결국 3개월 동안 행방을 찾지 못해 사실상 수사를 중단, 해당 사건을 미제사건으로 분류했다. 

픽사베이

그러나 완전한 범죄는 없는 법. 강북서 형사4팀 류동춘 경사는 A 씨가 CCTV에 찍혔던 사진과 동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아 가지고 다녔다. 그러던 와중 지난 16일 오후 3시께 북구 한 골목길에서 7대 3 가르마를 하고 검은색 백팩 가방을 든, CCTV로 확인하였던 인상착의와 별반 다를 게 없는 A 씨를 발견하였고 불심검문을 해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훔친 손가방과 휴대전화를 우체통에 넣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경찰은 되찾은 손가방과 휴대전화를 B 씨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현금 7800만 원이 들어있는 서류가방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이 우연히 지하상가를 걷다 자신의 걸음걸이를 기억하고 있던 경찰관의 눈썰미에 걸려든 사건도 있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쯤 부산 중구 중앙동 지하상가에서 홍재명 경사는 당직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길에 지난해 12월 건어물 가게 앞에서 물건을 싣고 있던 화물 트럭에 몰래 들어가 현금 7800만 원이 든 서류가방을 훔쳐 달아난 피의자의 인상착의와 똑 닮은 사람 C(46) 씨를 발견하고 그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하였다.  

특히 현장 CCTV에 녹화된 범인의 걸음걸이가 C 씨와 매우 흡사해 홍 경사의 심증을 더욱 굳히고 있었다. 게다가 CCTV 속 범인이 서류가방을 훔치고 나서 도주하던 길에 잡화점에 들러 구매했던 검은색 크로스백과 똑같은 가방을 메고 있어 범인이라고 확신하였고 급히 동료 경찰관을 호출해 불심검문을 시도했다. 

홍 경사는 C 씨에게 발생했던 사건을 설명하고 가방을 잠시 봐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C 씨는 자신이 자수하겠다며 범행사실을 시인했다. 그가 메고 있던 가방에는 현금 6000만 원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해당 사건이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지 4개월 만이었다. 

C 씨는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아 항상 현금이 들어있는 해당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 모텔과 찜질방을 전전했고 그러던 와중에 홍 경사의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CCTV에는 잡혔지만 행방이 묘연해 미제가 될 뻔한 절도 사건들. 범인들의 안이한 행동거지가 있었지만 경찰의 사명감 있는 관찰력이 아니었다면 결코 이들을 검거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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