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지난 20일 광진구 다세대주택에 들어가 성폭행에 저항하는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서모씨가 24일 오전 현장 검증 현장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이웃동네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광진경찰서는 24일 오전 광진구 중곡동 사건 현장에서 피의자 서모(42)씨가 피해 여성을 살해한 모든 과정을 검증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서씨는 검거 당시 입고 있던 파란색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채 오전 10시 5분 경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검증 시작 30분 전부터 기다리던 피해자의 남동생과 시동생 등 유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과 억울함을 성토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의 동생 이모(33)씨는 "내가 다음 달 1일 결혼하는데 결혼 준비 때문에 지난주 누나와 통화했다가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끊었다"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는데 서운하게 끊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통곡했다.

시동생 박모(37)씨는 "이 많은 주민이 구경하러 왔는데 사건 당시 누구 하나 전화 한 통 했거나 도우러 나섰으면 형수가 살아계실 것"이라며 "형수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는지 생각하면 범인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의 남편 박모(39)씨는 현장검증에 나타나지 않았고, 피해자의 부모는 피의자를 차마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인근 슈퍼 앞에 앉아 멀리서 현장 검증 장면을 지켜봤다.

서씨는 사건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인근 공원에서 피해자의 집까지 걸어오는 모습을 재연하고 피해자의 집 앞에서 당시 사건 상황에 대한 경찰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는 근처에서 범행대상을 살펴보다 피해자가 자녀를 유치원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려고 문을 잠그지 않고 나온 사이에 몰래 집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서씨가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자 묵비권을 행사했고 검거된 20일 점심부터 전날 점심까지 13끼 식사를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했다.

재연을 마치고 집 밖으로 나온 서씨에게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 왜 그랬냐"라고 취재진이 묻자 "죄송합니다"를 여러 번 반복하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 결과를 토대로 수사를 마친 후 오는 27일 서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서씨의 진술과 CCTV 분석을 토대로 대부분 혐의를 입증했기 때문에 현장검증으로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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