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범준] 지난 4일 이었습니다. 초등학생 화생방훈련이라는 사진이 순식간에 퍼져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가 자신의 트위터에 “초등학생들에게 화생방 훈련? 모든 것을 떠나 부모들부터 미쳤지요. 어떻게 저런 데에 자식보낼 생각을 하냐. 외국에서 저런 짓 하면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친권도 박탈당했을 겁니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시선 인사이드 <사진 한 장으로 바라보는 시선> 시간에는 ‘초등학생 극기훈련 캠프-화생방 훈련 바로알기’에 대해 메티스신경정신과의 소아청소년 정신과 백형태 전문의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의 오세인 상담원과 차례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백형태 전문의입니다. 안녕하세요.

△ 백형태 : 네. 안녕하세요.

◆ 진행 : 김범준 PD
◆ 대담 : 백형태 (의학박사,전문의)
오세인 상담원 /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

초등학생 극기훈련 캠프 - 화생방 훈련
- 정신적 충격과 피해는 없는가
- 외국에서는 아동학대?!
- 올바른 극기훈련을 위한 방법

 
▲ 김범준 : 우선 화생방 훈련에 사용되는 최루탄(催淚彈).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을 흘리게 하는 약이나 물질을 넣은 탄환’이라는 뜻이고요, 실제로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인체에 특별한 유해성이 없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ㅊ’ 극기훈련 캠프쪽에서도 인체에 무해하며, 안전한 절차에 의해 훈련이 진행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화생방 훈련을 한 후 아이들의 정서적 영향과 충격. 피해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가요?

△ 백형태 : 네. 물론 모든 친구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론을 통해 살펴본 바에 의하면 캠프측에서 사전 동의를 구했고 충분한 설명을 한 후 진행된 훈련일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일부 소아 친구들 같은 경우는 정신적 충격(psychic trauma)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생각 됩니다.

▲ 김범준 : 구체적으로 어떠한 트라우마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건가요?

 
△ 백형태 : 훈련을 받는 가스실 같은 곳이 어둡고 협소한 공간이지 않습니까. 때문에 폐소 공포증이나 공황장애 현상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김범준 : 해당 훈련의 목적처럼 간접 경험을 통해 담력과 자신감을 길러준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정신적 충격이라는 단점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 백형태 : 네 그렇습니다. 간접경험을 통해 얻는 장점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수의 아이들이라고 하더라도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을 비추어 봤을 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 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본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아이들의 경우, 자꾸 떠오르는 무서운 생각과 상황들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구토 우울증,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김범준 :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까?

△ 백형태 :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우울증이나 심한 공황장애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된다면 치료를 통해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 폐소공포증 (閉所恐怖症) : 공포증의 일종으로, 닫히거나 좁은 공간 · 장소에 있을 때 
                                                    극 도의 공포를 느끼는 증상.
     - 공황장애 :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 김범준 : 네 알겠습니다. 화생방 훈련. 업체의 ‘인체무해한 가스로 체험이 진행됐다’는 안내. 하지만 정신적인 상처와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소아청소년과 정신과 백형태 전문의 였습니다. 곧바로 이어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의 오세인 상담원과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세인 : 안녕하세요.

▲ 김범준 :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사진을 게재함과 동시에 ‘아동학대’글을 작성했고, 많은 누리꾼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아동학대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좀 살펴볼까요?

 
△ 오세인 : 네. 아동학대라는 것은 아동 복지법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아동의 권익적인 부분과 인권적인 어떠한 부분을 침해 했을 경우 아동학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범준 : 그렇다면 이번에 있었던 초등생 화생방 훈련을 아동학대로 볼 수 있을까요?

△ 오세인 : 우선 이 문제는 화생방 훈련 자체를 두고 생각을 해봐야 하는 문제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사진 한 장만 봤을 때는 아동학대라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 장면 하나만 놓고 학대 여부로 본다는 것은 약간 좀 더 고민을 해봐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범준 : 외국 같은 경우는 아동학대로 볼 수 있다. 이런 의견도 있거든요?

△ 오세인 : 글쎄요. 제가 외국 기관에 종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외국도 단순히 이런 상황 자체를 보고 아동학대로 판단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외국에도 사관학교 등의 훈련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아동학대로 보기 위해서는 캠프 훈련 과정에 관한 상관 관계들을 정확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스가 인체에 무해하지만 훈련 참여의 자율성이나 동의 등의 부분이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되기 때문이죠.

▲ 김범준 :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굉장히 고통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것 같은데요?

△ 오세인 : 어릴적 경험 해보셔서 알겠지만 비단 화생방 훈련뿐만 아니라 얼차려 같은 훈련 등을 할 때도 기쁜 마음으로 웃으면서 임하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사진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화생방 훈련이 좋은 훈련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재차 강조하지만 훈련 하는 모습 자체의 사진 한 장을 보고 아동학대나 인권 등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점은 고민해 봐야 할 부분 같습니다.

▲ 김범준 : 네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세인 담당자 말처럼 사진에 표현된 모습으로 아동학대로 단정 짓는 점은 조심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고교생 5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를 잊어서는 안되겠죠. 아마도 이 사건 때문에 이번 훈련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극기훈련 캠프. 자존감 향상과 간접경험이라는 긍정적인 부분 뒤에 정신적인 충격과 그로인해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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