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그 동물의 생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키우기로 결심을 했을 때에는 그만한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29일, 천안시유기동물보호소는 쓰레기집하장에 살아있는 개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길을 지나가던 행인이 쓰레기봉투에서 개의 소리가 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112에 신고한 것이다. 

출처/천안시유기동물보호소

구조된 개는 노견으로 백내장이 있었고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게 되었다.

살아있는 동물을 버리는 것은 동물보호법상 유기행위에 해당함으로 명백한 범죄다. 이에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CCTV 영상 분석 결과 지난 1일 A(74)씨 부녀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부녀는 이 개를 15년 동안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개의 나이 15살이면 인간의 나이로 약 100살이 넘은 매우 늙은 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개 역시 나이를 먹어 기력이 없고 의식이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게다가 동물 병원에 데려갈 형편은 되지 않고 오래 기른 개가 차마 죽는 것을 볼 수 없어 살아있는 것을 알면서도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개는 별다른 학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구조된 후 몇 시간 되지 않아 사망한 개의 상태를 보았을 때 A씨의 진술도 크게 거짓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동물학대의 혐의를 벗어날 수 는 없다. 유기는 유기인 것이다. 

또한 법의 위반 유무를 떠나 가족처럼 15년을 지냈을 터인데 개의 이승을 떠나는 마지막 길을 너무 비참하게 만들었다. 개는 자신이 죽을 때 가족의 품에서 따스히 가기를 바랐을 것이지 죽지도 않았는데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질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죽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는 말 역시 인간의 이기심일 뿐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수명이 다 하는 모습을 가족이 봐 줘야지 누가 봐 줄 것인가? 건강한 개에게서 얻는 기쁨만 생각 할 뿐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대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진정으로 그 개를 사랑했다고 할 수 있을까. 고통스럽더라도 가는 길을 봐 주는 것 또한 반려동물의 파트너로서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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