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정선] 약 13억 인구. 한족 포함 56개의 민족이 살고 있는 세계 최고 인구 대국 중국. 면적이 넓고 민족이 다양한 만큼 중국에서는 다양한 언어가 사용됩니다. 

실제로 같은 중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동북지방의 사람이 광둥지방에 가서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공통의 언어는 있습니다.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만다린)’라고 합니다. 

보통 북경에서 사용하는 말이 푸퉁화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해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는 서울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 정확히 ‘표준말’이 아닌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됩니다. (북경사람이라고 해서 다 표준말을 사용하는 건 아니죠)

이에 중국(특히 홍콩)에서는 많은 학교들이 중국의 표준어인 푸퉁화 수업 이수를 의무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혹은 시험을 통해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홍콩의 한 대학에서 푸퉁화(이하 ‘만다린’) 시험의 불합격을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며, 지난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습니다. 

홍콩 침례대학은 지난 2007년부터 만다린 수업을 이수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학사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만약 이 수업을 이수하지 않고 싶은 학생은 이 대학에서 치르는 만다린 시험을 통과하면 되는 것이고, 합격이 되면 졸업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최근 이 대학에서 치른 만다린 시험의 불합격률이 70%에까지 이르렀고, 일부에서는 대학 측이 만다린 수업을 듣게 하려고 일부러 불합격률을 높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학생들 30여 명은 이 대학 본부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고성과 협박이 오갔으며 결국 학생 2명은 정학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의 불만은 이것뿐이 아니었습니다. 홍콩에서 생활을 할 경우 영어와 광둥어만으로도 불편할 것이 없는데, 굳이 만다린 시험을 치거나 수업을 이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불만으로 커진 것입니다. 

중국은 중화사상[中華思想]이 강한 나라입니다.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고 소수민족들에게 그들이 중국인임을 강하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리고 있죠. 그러나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며 그들의 문화를 더 사랑하고 익숙해 하는 경우, 그들은 중국의 이런 정책에 비난하고 불편함을 표하기도 합니다. 만다린 시험에 대한 불만 표출은 그 중 하나인 것으로 볼 수 있죠. 

중국은 역사적은 분열과 통합을 수차례 반복해 왔습니다. 통합이 된 것처럼 보이는 지금도 그들은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불협화음과 불화가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하나의 중국으로 세계 강대국이 되어가려는 중국. 내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압보다 대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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