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겨울을 알리는 자연현상 중 하나는 바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다. (군인 및 군필 남성과 운전자 제외) 눈이 오면 동심에 가득 찬 아이들이나 사랑의 감성에 충만한 연인들은 눈사람 등의 조형물을 만들며 즐거워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이 만들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눈 조형물이 있다. 바로 ‘두루마리 눈’이다.

두루마리 눈은 말 그대로 두루마리 휴지처럼 가운데가 뻥 뚫린 원통형으로 굴려서 뭉쳐진 눈 덩어리를 말한다. 이 눈은 테니스공처럼 작은 것도 있지만 자동차보다 더 크게 형성되기도 하는 등 천차만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두루마리 눈은 영어로는 ‘snowroller’라 부르며 캐나다나 미국 같은 북미 지역의 산간지역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희귀한 자연현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안타깝지만 거의 발견하기 어려운 현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눈은 어떤 조건에서 형성이 되는 것이길래 발견이 그리 어려운 것일까?

두루마리 눈 형성 조건은 우선 눈이 녹는점에 가까워 서로 엉켜 붙을 수 있지만 동시에 아예 녹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기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젖은 얇은 층의 눈 아래에는 얼음이나 가루눈처럼 젖은 눈이 바닥에 달라붙지 않게 하는 딱딱하고 차가운 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젖어서 뭉친 눈이 흩날려지지 않고 움직일 정도의 적당한 바람이 필요하며 적당한 경사가 있어 중력이 이 눈이 굴러가는 것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두루마리 눈은 위의 모든 조건을 하나도 빠짐없이 충족시켜야 비로소 형성되기 때문에 만들어 지는 것도 어렵고 이를 타이밍 좋게 발견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이 현상이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산악지역이 아닌 일반 지역에서 발견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재밌는 희귀현상 두루마리 눈.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관측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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