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4일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아직 4개월 이상 남아 있지만, 서서히 지방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광역단체장 출마 예상자들은 출판기념회를 벌써부터 개최하고 있고 ‘안철수 신당’ 추진 세력은 지방선거를 겨냥해서 창당 작업에 분주하다. 6월 4일 열릴 지방선거에 대해 전망해 보자.

23년 전인 1991년에 지방의원에 국한해서 지방선거가 부활되었고, 단체장 선거까지 포함한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1995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시선뉴스 정광윤] ‘안철수 신당’의 출현이 가장 커다란 변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 전에 창당될 것으로 보이는 신당에 얼마나 유력한 인사들이 참여할지가 주목된다. 그 성과 여하에 따라 야권 연대의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통상적으로 지방선거는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었지만 이번 선거는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커서 중간 평가라고 규정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신당과 민주당 등 야권 연대가 순조롭게 될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유동적인 선거라고 규정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현 시점에서 50퍼센트를 약간 웃돌고 있다. 선거 시점에서는 어떻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나.

선거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 상황이 거의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렇게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지표로, 바꾸어 말해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결코 불리한 선거가 아닐 것 같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정한데, 이 점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가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기초 단위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번복함으로써 이것이 다소 불리하게 선거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민주당 등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수정까지 침소봉대해서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 선거전 자체는 몹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면 아직 출범 초반에 있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초미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선거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안철수 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가 있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안철수 신당’의 약진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며칠 전 안철수 의원이 3월 안에 신당 창당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의 공언대로 창당 일정은 예정된 수순대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유력 인사들이 많이 합류하지 않음으로써 과연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신당으로서는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야권 연대에 있어 최대한 지분을 챙기려 할 것이지만, 인물난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 전략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에는 수도권 1석, 호남 1석, 이런 식으로 몇 자리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기초단체장은 현실적으로 후보를 많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신당이 지방선거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방선거 이후에 전기(轉機)가 마련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방선거 이후에 야권 재편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민주당과 신당의 암투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지역별로 각 정당과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겠자. 먼저 서울특별시장이 가장 주목된다. 박원순 시장의 재선 가도, 어떻게 전망되나.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시장에 당선되어 평가를 내리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경쟁 정당 쪽에서 크게 잘못했다고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다 보니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에서 아직 뚜렷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다. 이혜훈 최고위원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만, 지지율이 아직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당 지도부에서는 지지율이 비교적 높게 나오고 있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정몽준 의원은 한때 서울시장 출마에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만, 최근 들어 당 지도부의 설득이 있어서인지 마음을 바꿀 가능성을 비치고 있고, 김황식 전 총리도 운을 띄우고 있습니다. 만일 정몽준 의원이나 김황식 전 총리 중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말 그대로 빅 매치가 되겠지요. 승부도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가지 변수는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낼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아마도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지사는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지사다. 재선인 김 지사는 최근에 3선 도전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도지사를 향한 각 정당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

새누리당에서는 정병국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여기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당 일각에서는 5선의 남경필 의원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지만, 남 의원 본인은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원혜영 의원과 김진표 의원이 출마의 뜻을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을 것이다. 각 정당의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 정도로 후보들의 경쟁력이 막상막하다. 본선 또한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농촌 지역과 접경 지역까지 끼고 있어 야권이 반드시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김문수 지사에 대한 평판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새누리당 안에서는 김문수 지사의 3선 도전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결국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경선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고 경선이 끝난 후에 그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선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심력이냐 원심력이냐의 싸움인 것이다.

부산광역시장 선거에 대한 전망은?

허남식 부산시장이 3선이기 때문에 부산시장 선거에도 뛰어들 후보군이 많다. 새누리당 텃밭이라 새누리당 인사들이 눈에 띄지만, 서병수 의원이 4선에다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세 과시를 하고 있다. 여기에 3선 의원을 지낸 권철현 전 주일대사, 유기준 의원, 이진복 의원, 박민식 의원 등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 객관적 조건으로는 서병수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유리한 것 같은데,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어 어떤 변수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야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로 출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지지율이 새누리당 유력 후보들과 비슷하게 나오고 있어 새누리당 안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4년 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는 김두관 야권 연대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은 바 있고,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김정길 민주당 후보가 45퍼센트를 득표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부산시장 선거다. 새누리당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것이고, 민주당 등 야권은 오거돈 전 장관을 추대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경선은 부산 지역에서 가장 큰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선택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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